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최용수 감독, 황선홍 감독을 향해 '인연'을 이야기하다

by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이 22일 FC서울과 이별했다.

안산 무궁화와의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이 고별전이었다. 서울의 후임 사령탑도 결정됐다. 최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처절하게 싸웠던 황선홍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독수리(최용수)'가 떠난 둥지를 '황새(황선홍)'가 꿰찬 것이다.

최 감독은 사석에서 황 감독을 '형'이라 부른다. 황 감독은 1968년생, 최 감독은 1971년생이다. 현역시절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동고동락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도 함께 뛰었다. 둘다 '승부욕의 화신'이다. 자신만의 뚜렷한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다. 축구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밤이 새는 지를 모를 정도다.

자신이 떠난 자리를 황 감독이 맡게 되자 최 감독은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인연"이라고 이야기했다. 황 감독은 서울과 인연이 없었다. '오작교'의 주인공이 바로 최 감독이다.

지난해 연말이었다. 11월 29일 서울과의 고별전을 끝으로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난 황 감독은 최 감독과 함께 12월 1일 파주NFC에서 시작된 P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P급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위한 마지막 과정이었다.

이 기간 황 감독은 최 감독을 매개로 서울 구단 수뇌부의 저녁식사에 초대됐다. 서울 구단 수뇌부는 그라운드를 잠시 떠나는 황 감독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과 포항, 최 감독과 황 감독은 '운명의 장난'처럼 고비마다 맞닥뜨렸다. 2014년이 클라이맥스였다. 승자는 서울이었다. 황 감독은 FA컵 16강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단두대 매치'에서 최 감독에게 덜미를 잡혔다. 기세는 K리그 최종전까지 이어졌다. 포항은 3위가 유력했지만 서울이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포항은 4위로 밀려나며 마지막 남은 ACL 티켓을 서울에 넘겨줬다.

서울 구단 수뇌부와 황 감독의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추억이 된 혈투를 안주삼아 소줏잔을 기울였다. 그 때는 누구도 몰랐지만 그 만남이 인연의 출발이었다. 최 감독이 '인연'을 새삼 떠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말이 필요없다. 황 감독님은 K리그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존경을 받을 지도자상이었다. 재충전의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돌아갈 줄 아는 것 같다. 정상에 올라 능선을 타는 것 같다. 더 무섭게 변해서 나타날 것 같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최 감독이 지난해 황 감독의 고별전에서 건넨 덕담이다.

최 감독은 중국, 황 감독은 한국에서 재출발한다. 둘의 '인연'이 어떤 색으로 다시 변할까. 세상은 돌고 돈다. 둘의 인연도 돌고 도는 듯 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