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였다.
호날두는 7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데 뤼미에르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유로2016 4강전에 선발로 나섰다. 어깨가 무거웠다. 세계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호날두지만 이번 대회에서 큰 두각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2골-1도움을 폭발시켰던 헝가리와의 조별리그 F조 최종전을 제외하면 평범한 경기력이었다. 아니다. 오히려 호날두의 이름값에 견주면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앞서 치른 오스트리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무려 10개의 슈팅을 쏟아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34분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지만 골대를 때리는 불운까지 겹쳤다. 참 안 풀렸다.
천신만고 끝에 오른 토너먼트.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16강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났다. 역시 고전했다. 호날두고 조용했다. 연장 후반에 터진 히카르두 콰레스마의 골로 신승했다.
폴란드와의 8강전도 같은 그림이었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겨우 이겼다. 호날두의 침묵 속에 포르투갈이 전경기 무승부로 결승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조롱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렇게 열린 웨일스와의 4강전.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과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분위기는 베일 쪽이었다. 베일은 이날 전까지 3골을 터뜨리며 웨일스의 성공가도를 이끌고 있었다.
전반까지만 해도 호날두가 빛나지 않았다.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43분 호날두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실바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허공을 갈랐을 뿐이다.
하지만 이어진 후반. 호날두가 터졌다. 후반 5분 왼쪽 측면에서 짧은 코너킥을 이어받은 게레로가 크로스를 날카롭게 붙였다. 문전에서 호날두가 훌쩍 뛰어올라 타점 높은 방아찍기 헤딩으로 팀에 선제골을 선사했다.
이번에는 호날두가 날카로운 킥으로 도움을 올렸다. 후반 8분 웨일스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이 아크 정면 부근에 자리잡고 있던 호날두에게 향했다. 호날두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오히려 문전의 나니에게 연결됐다. 나니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꺾어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호날두의 발끝이 한번 더 번뜩였다. 후반 17분 호날두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헛다리 개인기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 무회전 슈팅을 구사했지만 골문 위를 살짝 벗어났다.
호날두가 살아나니 포르투갈이 신이 났다. 호날두에게 수비가 몰린 틈을 타 나니, 마리우, 산체스가 노렸다. 더 이상 득점은 없었다. 하지만 앞선 경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포르투갈의 경기력이었다. 그 중심에 호날두가 있었다. 과연 호날두는 조국을 유로 최정상에 세울 수 있을까. 포르투갈은 8일 프랑스-독일전 승자와 11일 결승전을 벌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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