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NC 다이노스와 6위 KIA 타이거즈가 맞붙은 24일 광주구장. 경기 전 양 팀 덕아웃 분위기는 차분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 창인 요즘, 승부조작 홍역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전날까지 1위 두산에 3.5경기 차 뒤져 있다. 50승2무30패로 후반기 들어 격차를 줄였다. 하지만 사이드암 선발 자원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김경문 NC 감독을 포함해 다른 코칭스태프도 괜히 취재진 눈치만 살핀다. 극도로 말을 아끼는 건 프런트도 마찬가지다.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지칠 대로 지쳤다.
창단 이후 나쁘지 않은 이미지를 쌓고 있던 NC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건 이태양 한 명 때문은 아니다. 더 많은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됐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양만인지, 다른 선수는 가담한 것은 아닌지, 구단은 계속되는 1대1 면담에도 선수 믿는 게 쉽지 않다. 지금껏 범죄 행위를 저지른 선수들은 거짓말로 일관했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IA라고 다르지 않다. 경기 중반 유창식이 자수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경기 전부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표정은 어두웠다. 역시 소문 때문이다. 의정부지검에서 수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야구계에는 KIA 선수 한 명도 연루됐다는 얘기가 퍼졌다. KIA 선수들은 서로 눈치만 봤다.
물론 유창식은 한화 시절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2014년 4월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회초 3번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불법 토토 사이트 베팅 조항에 있는 '첫 이닝 볼넷'을 조작했다. 대가는 500만원. 유창식은 이 사실을 약 2년 만에 구단에 털어놨다. 구단은 이를 KBO에 알렸고, KBO도 곧장 "유창식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경기북부경찰청에 통보했다.
KIA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당시 그는 KIA 선수가 아니었다. KIA는 2015년 5월 6일 한화와 4대3 트레이드를 했다. KIA가 좌완 투수 임준섭(27)과 우완 박성호(30), 외야수 이종환(30)을 내주고, 유창식과 우완 불펜 김광수(35), 외야수 오준혁(24) 노수광(26)을 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승부조작이 드러났으니, 참담하고 황당할 뿐이다.
어쨌든 내심 1위 자리를 노리는 NC도, 5할 승률 복귀에 올인한 KIA도 오롯이 야구에 집중할 수 없다. 타구단 1군 엔트리 변동만 봐도 "왜 이 선수가 빠진거죠? 혹시"라고 불안해 떨고 있는 2016시즌 후반기다. "이 기회에 모든 걸 털고갔으면 한다"는 KBO의 소망. 그것이 실현되길 바랄뿐이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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