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25·포르투)의 뜻하지 않은 부상은 사상 첫 1위 8강행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석현준은 11일(한국시각) 브라질리아의 마네가린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멕시코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후반 45분께 상대 수비수에 밟혀 그대로 쓰러졌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착지하는 순간 뒤늦게 착지하던 멕시코 선수가 석현준의 오른쪽 발목 안쪽을 그대로 밟았다. 쓰러진 석현준은 그대로 경기가 속개되는 과정 속에서 발목을 부여잡은 채 일어나지 못했다. 의무팀이 급히 투입됐지만 석현준은 부축을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한국은 후반 32분 터진 권창훈(수원 삼성)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겼다. 하지만 석현준의 부상 경과에 따라 온두라스와의 8강전 공격진 운영에 적잖은 변수가 생겼다.
조별리그 3경기서 석현준이 보여준 활약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의 클래스'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3경기 모두 후반 교체투입되어 3골을 기록했다. 피지전(8대0 승) 멀티골을 시작으로 독일전에서도 동물적 골감각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3대3 무승부에 일조했다. 멕시코전에서는 후반 25분 류승우(레버쿠젠)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뒤 답답한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석현준 투입 전까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던 한국은 포스트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멕시코 수비진의 틈을 찾았고 결국 권창훈의 결승골로 화룡점정 했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석현준의 부상은 그래서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리우올림픽에 나선 석현준의 열정은 대단했다. 올림픽 출전에 난색을 표하던 소속팀 포르투를 직접 설득해 결국 합류를 이뤄냈다. 소집 2주 전부터 스스로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찾아 개인훈련에 돌입하며 몸을 만들었다. 리우행 장도에 오르기 전날 밤에는 후배들을 불러모아 '출정식'을 여는 등 리더십도 빠지지 않았다. 신태용호의 조 1위 8강행에는 석현준의 땀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부상 정도가 최대 관건이다. 부상 장면과 이후 모습을 보면 꽤 심각한 상황이었다. 발목 인대를 다쳤을 가능성이 높다. 부분파열 진단이 나올 경우 100% 컨디션을 찾기 위해선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온두라스와의 8강전은 14일 오전 7시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회복까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석현준을 바라보는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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