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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은 한국 사브르를 이끈 버팀목이었다.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다. 그가 11년 동안 대표팀에 머무는 동안 그와 함께 했던 또래 선수들은 전부 은퇴를 선언했다. 훈련장에서 늘 만나야 했던 사람은 띠동갑 이상 차이나는 까마득한 후배들이었다. 힘든 훈련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외로움은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펜싱에 미친 삶을 보내다보니 잃은 것도 많았다. 친구들이 놀때 운동만 했다. 남들 다하는 연애도 못하고, 가족과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다. 그를 버티게 한 원동력은 단 하나, '한국 남자 사브르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란 타이틀이었다.
마침내 준결승, 이 고비만 넘으면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었다. 상대는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애런 칠라기(헝가리). 욕심이 앞섰다. 이전까지의 경쾌했던 움직임이 무뎌졌다. 상대가 먼저 들어온 뒤에 공격을 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과는 패배였다. 운명의 3~4위전만 남았다. 패하면 메달 꿈도 물거품이 된다. 혼란스러웠다. 준결승전 패배로 산란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11년간의 생활을 돌이켜봤다. 그가 느낀 교훈이 생각났다. '이기고 싶은만큼 마음을 비워야 이길 수 있다.'
3~4위전에서 만난 아베다니는 이미 한번 상대해 본적이 있는 상대였다. 그때도 욕심이 앞서서 패했다. '연습처럼 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남아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편하게 하기로 했다. 거짓말처럼 경기가 풀렸다. 일방적으로 아베다니를 밀어붙인 김정환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그 순간 2009년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출전에 실패하고 실의에 빠진 김정환에게 "런던올림픽이 있잖아"하고 힘을 불어넣어 주셨던 그 분.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습을 꼭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버지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지켜보실 아버지 생각에 올려다 본 하늘, 그 덕에 고인 눈물을 떨구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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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정환은 이제 혼자 힘으로 메달을 거머쥐었다. 금 만큼이나 값진 동메달이었다. 김정환에게 물었다. 이번 동메달이란? "음,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힘들었던 기억을 씻어준 시원한 동메달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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