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올림픽사를 다시 써내려가던 신태용호의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신태용호는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전에서 0대1로 석패,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많이 두들겼다. 무려 16차례나 슈팅을 날렸다. 유효슈팅은 7차례나 됐다. 그러나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했다. 결국 상대 역습 한 방에 당하고 말았다.
졌지만 잘 싸웠다.
신태용호는 사실 전망이 밝지 않았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4년 전 런던 대회 멤버와 비교될 때마다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당시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이 23세 이하에 포진했다. 와일드카드에는 박주영(서울) 정성룡(가와사키) 포진했다. A대표팀 급 올림픽팀이었다.
반면 신태용호는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 장현수(광저우 부리) 석현준(FC포르투)을 제외하고 23세 이하의 경우 권창훈(수원)이 유일하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너희들은 힘들거야'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골짜기 세대'라는 손가락 질이 독이 아닌 약이 됐다. 선수들은 독기를 품고, 똘똘 뭉쳤다.
그 결과 신태용호는 역사의 중심에 섰다. 첫 발걸음부터 심상찮았다. 피지를 무려 8대0으로 대파하며 한국 축구사를 재정리했다. 올림픽 본선 1차전에서 승리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0년 만이었다. 최다 득점과 최다골 차 승리를 갈아치웠다. 최단 시간 3득점(1분 45초), 올림픽 포함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최초 남자 해트트릭(류승우) 등도 탄생했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예선에서도 환희의 여정은 계속됐다. 멕시코를 1대0으로 제압한 신태용호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또 조별리그 최다골과 최고 성적(승점 7점·2승1무)도 경신했다. 악순환의 고리 마저 끊었다. 반복된 환희→눈물의 '징크스'가 깨졌다. 환희→환희로 이어졌다. 2회 대회 연속 8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초 또 최초가 꼬리를 물고 있다.
'골짜기 세대'라고 낙인 찍힌 그들이 일으킨 대반란이었다.
신태용호에 '나'는 없었다. '우리'만 존재했다. 감독이 시키지도 않은 '보충 수업'을 별도로 했다. 주장 장현수는 자신의 방을 '사랑방'으로 만들었다. 수비수들을 불러 모아 토의하고, 연구했다. 조별리그의 환희는 이런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일궈낸 하모니였다.
하지만 신화를 창조하던 골 결정력이 신태용호의 발목을 잡았다.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인 온두라스의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에 대비했지만 결국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아쉬움을 눈물을 흘렸다. 특히 손흥민은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그래도 희망이 피어 오른다. 이들의 눈물은 분명 한국축구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4년 뒤 후배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쉬움, 발전의 시작이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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