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팀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무서운 후배가 될까.
kt 위즈가 리그 판도를 뒤흔들 고춧가루 부대가 될 조짐이다. kt와 조범현 감독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가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7대4로 승리하며 9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연패가 길어질 때는, 선수들이 꼭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린 모습이었지만 연패를 끊어낸 후 한결 가벼운 몸놀림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2승8패의 절대 열세던 KIA를 상대로도 씩씩하게 싸워 이겨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kt의 전력은 호락호락하게 당할 정도는 아니다. 유한준, 이진영, 박경수, 이대형, 박기혁 등 베테랑 선수들의 위력이 여전하고 불펜 필승조의 구성도 괜찮다. 젊은 선수들도 경험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현재 주포 앤디 마르테의 부재가 그렇다. 또, 외국인 투수들을 3명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시즌 내내 살리지 못하고 있다. 기량 미달, 부상 등에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NC 다이노스-KIA전 2연승을 거둘 때처럼 똘똘 뭉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어느 팀과도 겨뤄볼만 하다. 5위 KIA와의 승차가 9.5경기이기에 가을야구 진출에 대해 논하기는 힘든 것이 냉정한 현실이지만, 리그 판도를 흔드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특히, 4위 SK 와이번스부터 9위 삼성 라이온즈까지 6개 팀의 가을야구 진출 경쟁이 매우 뜨거운데 kt에 잘못 보여 혼나는 팀들은 시즌 마지막까지의 여정이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
고춧가루 부대 역할이라고 하지만, 그게 의미가 없는 게 아니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승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 선배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더욱 강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맹렬히 달려드는 상대들을 이기는 법을 배우며, 내년 시즌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젊은 선수들이 그 방패막이 속에서 자신들의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kt가 무서운 후배가 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선수단 전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시즌 성적을 떠나, 한 경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야 얻을 수 있는 게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더욱 간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악물어야 한다. '내가 잘하니 경기에서 뛰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을 갈고 닦아야 다가올 미래 수십배, 수백배 치열해질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선수 본인을 넘어 kt라는 팀 전체가 강해질 수 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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