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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빨리 구단 역사 바꾸는 가장 느린 유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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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느린 투수가 가장 빠르게 구단 역사를 바꾸고 있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 얘기다.. 유희관은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구단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5승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18승5패, 올 시즌은 15승4패다. 아울러 통산 55승에 성공하면서 이해찬이 갖고 있는 두산 왼손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승만 더 하면 명실상부 구단 최고의 왼손 투수가 된다.

2년 연속 15승은 '20승 투수' 리오스도 하지 못한 기록이다. 리오스는 2004년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17승, 이듬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15승을 거뒀다. 또 2006년에는 34경기에서 12승16패를 기록했고, 2007년 22승5패로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니퍼트도 2년 연속 15승은 없다. 2011년 15승6패, 2012년 11승10패, 2013년 12승4패, 2014년 14승7패, 2015년 6승5패, 올 시즌은 현재까지 18승3패다. 꾸준함만 놓고보면 유희관이 리오스와 니퍼트에 뒤질 게 없는 셈이다.

통산 55승도 값지다. 2013년부터 풀타임 뛰기 시작하면서 4년 만에 선배 이혜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혜천은 더욱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긴 시간 수확한 승수다. 한 시즌 최다 승은 2001년 9승이다. 하지만 유희관은 '느린 투수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통념을 깨고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다.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만들어낸 업적이다. 일단 나가면 긴 이닝을 책임진다.

이날도 그랬다. 5실점했지만 7⅓이닝을 소화했다.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 한 6이닝 이상을 무조건 책임진다는 인식이 박혀있다. 그는 붙박이 선발로 뛰기 시작한 2014년 평균 이닝이 5⅔이닝, 지난해 6이닝, 올해는 6⅓이닝이다.

유희관은 경기 후 "중요한 순간에 실점해서 아쉬웠는데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면서 기분 좋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계속 좋은 기록을 써내려가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지금의 기록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록도 기록이지만 그 전에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 나가면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