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와 밀집수비, 한국 축구의 숙명이다.
넘어서지 못하면 아시아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슈틸리케호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단추부터 숙제를 가득 떠안았다. 침대축구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밀집수비의 해체도 최대 현안이다. 결국 골이 열쇠지만 그 길이 멀고 험하다.
시리아전이 거울이다.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상대를 압도했지만 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달 6일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전 전패의 카타르와 3차전을 갖는다. 그리고 11일에는 원정에서 이란과 맞닥뜨린다.
이란은 호적수다. 그러나 '페어플레이'를 기대하기 힘들다. 카타르전에서는 또 한번 '밀집수비와 전쟁'을 펼쳐야 한다. 해답을 찾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 그 키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한 골 싸움이다
침대축구든, 밀집수비든, 한 골 싸움이다. 골문을 열면 그 악령에서 해방된다. 선수들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시리아전 전 후 "상대의 매너 없는 플레이도 있었지만 그전에 우리가 골을 넣었으면 그런 플레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절실하게 한 골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도 기회가 있었는데 경기가 끝나고도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도 마찬가지다. "선제골이 빨리 터졌으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시리아는 앞으로도 이런 축구를 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에서 불변의 법칙은 골이다. 골로 승부를 얘기한다. 문전에서의 집중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리아전에서도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전반 7분 구자철이 상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35분 기성용의 슈팅은 옆그물을 강타했다. 후반 9분 이청용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만약 골문이 열렸다면 다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기회가 번번이 무산되다보니 상대는 기가 살았고, 태극전사들은 쫓겼다. 상대의 전력이 어떻든 방심은 금물이다. 최종예선에서는 내용보다는 결과다. 매 고개마다 승점 3점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한 골 싸움을 잊어서는 안된다.
해법은 기본에 있다
10월 2연전의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기성용은 "10월 2연전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결국 우리가 자초한 일이다. 우리가 부족해서 승점 6을 따지 못한 만큼 이제 선수 각자 잘 준비해야 한다. 나도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겠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반성하는 심정으로 10월 2연전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밀집수비에는 왕도가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상대의 전술에 휘말리면 안된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공수밸런스 안정을 통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측면 공략도 효과적이다. 촘촘하고 조밀조밀한 중앙을 뚫기는 쉽지 않다. 측면에서 활로를 뚫으면 수비라인도 분산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한 직선 플레이도 소중하다. 이른바 '킬링 패스'다. 볼은 사람보다 빠르다. 상대가 예측하기 전 뒷 공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패스가 연결되면 수비벽을 일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다만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 정확한 패스 등 선수들간의 호흡에 오차가 없어야 성공할 수 있다.
세트피스도 간과해선 안된다. 슈틸리케호는 시리아전에서 두 자릿 수의 프리킥과 코너킥을 각각 얻어냈다. 그러나 '헛심'만 썼다. 단조로운 패턴의 세트피스는 무딘 칼이었다. 또 어떻게든 두드려야 문은 열린다. 중거리 슈팅도 아끼지 않아야 된다. 상대의 실수를 야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수비라인도 끌어올릴 수 있다. 그곳에 또 다른 공간이 열리는 효과도 있다.
슈틸리케호, 이대로면 위기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중국, 시리아와의 2연전을 통해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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