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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누비는 이기흥 회장 "머슴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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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체육회 수장에는 머슴이 필요한 때다."

이기흥 신임 대한체육회장(61)이 힘주어 말했다. 10일 제97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아산경기장 부근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선수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를 해도 취업이 어렵다. 지방 연맹은 사무 공간조차 없다"며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다. 언제든 범죄자가 될 수 있는 낙후된 구조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엘리트 체육인 선수들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자체에 공급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읍면동에 1~2명씩만 배치해도 일자리 5000여개가 생긴다. 이를 통해 학교, 생활, 전문체육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한 수익 구조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이 당선과 함께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현장이다. 우선적으로 들어야 할 게 현장의 목소리라며 지난 7일 개막한 전국체육대회에 참석했다. 개회식은 물론이고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현장에서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귀에 담고 있다.

이런 이 회장 앞에 떨어져 있는 '발등의 불'도 있다. 통합체육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인 엘리트-생활체육, 두 단체의 '화학적' 결합이다. 두 단체가 통합된 것은 지난 3월이지만 아직까지 기싸움, 위화감이 존재하고 있다. 이 회장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이 회장은 "지금 대한체육회 수장에는 머슴이 필요한 때"라며 "두 집 살림을 한집에 갖다 놓았다. 산적한 일이 많다. 거미줄도 치우고, 방도 닦고, 부엌에 불도 지펴서 사람이 사는 집을 만들어야 한다. 두 집이 완전히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불편한 관계라는 시선에 대해 "나를 반(反) 정부 인사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반정부 활동을 한 적이 없다. (체육회) 통합에 반대했다고도 하는데 난 처음부터 체육단체 통합을 주창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통합 방법과 절차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 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문체부에서 서둘러 진행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통합이 이뤄졌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조심스럽게 관계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전국체전이 끝나는 대로 다음주 중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투표 총 892표 중 최다인 294표(33%)를 얻어 당선됐다. 통합체육회를 이끌 초대 수장이다. 2000년 근대5종 부회장을 맡으면서 체육계에 입문한지 20여년 만의 일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선수단장으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또한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직을 맡으면서 체육회 행정을 이미 경험했다.

아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