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3번째 시즌이 되는 2017년. 김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해인 내년 시즌 KIA 타이거즈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에이스 양현종(28)의 거취가 전력 밑그림을 뒤흔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시즌 종료와 함께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양현종은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최근 양현종과 한 차례 만났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양현종은 "국내에 남을 지 해외 리그에 도전할 지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물론, 국내 잔류는 타이거즈와 계약을 의미한다. 고향팀 타이거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양현종이다. KIA 구단도 구체적인 금액을 밝힐 수 없지만 양현종이 팀 잔류를 결정하면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올시즌 FA가 되는 선수 중 최고 금액을 생각하고 있다는 건데, 이는 곧 역대 FA 최고 금액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최고 금액은 지난해 박석민이 NC 다이노스와 계약한 4년간 총액 96억원이다. 양현종이 타이거즈, 나아가 KBO리그에서 차지하는 위상, 시장 가격을 감안하면, 4년 기준으로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복귀한 팀 선배 윤석민은 지난해 4년-90억원에 사인했다. 어디까지나 구단 발표 금액이다.
최고 대우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양현종은 최근 3년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을 거뒀다. 지난 3년간 92경기에 등판해 41승26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내구성도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던졌고, 지난 3년 동안 매년 17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올해는 200⅓이닝을 소화했다. 국내 투수로는 유일하게 200이닝을 넘겼다.
그런데 양현종이 해외 리그에 도전하게 되면 타이거즈 전력의 밑그림이 흔들린다.
구단 관계자는 "내년 시즌 구상의 베이스는 양현종 잔류다. 양현종 재계약이 우선이고, 나머지는 다음 문제다. 예산이 한정돼 있는데 전력 강화를 위해 무한정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양현종 잔류가 결정되면, 공격적인 외부 FA 영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반대 상황에선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시도할 수 있다. 에이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고, 타선 보강도 필요하다. 하지만 양현종의 결정이 늦어지면, 구단은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 종료 5일 후 KBO는 FA 대상자를 공시하고, 해당 선수는 2일 안에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FA 공시가 이뤄지면, 원소속팀 제한없이 모든 팀이 선수와 계약이 가능하다.
2년 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이적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양현종은 이전보다 유연한 입장이다. 일본 프로야구 진출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직행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인정을 받고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오승환 케이스가 있었다.
지난 2년간 팀 리빌딩 작업을 진행한 타이거즈는 내년 시즌 더 높은 목표를 바라봐야하는 상황이다. KIA가 어떻게 전력을 강화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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