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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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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바깥 쪽이 술렁였다. 매장 앞을 지나던 사람들이 일제히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손흥민과 알리가 등장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매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지하 대기실로 곧장 향했다. 사람들은 스타 선수들을 봤다는 흥분에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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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후 행사가 시작됐다. 사회자가 손흥민과 알리를 소개했다.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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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비결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에 처음 왔다. 많은 것을 바꿔야 했다. 분데스리가에서 5~6년을 생활했다. 한번에 바꾸는 것은 어려웠다"며 지난 시즌 부진을 설명했다. 이어 "올 시즌은 최고의 팀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했다. 그래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짓궂은 질문에도 잘 대처했다. 사회자는 갑자기 손흥민에게 "어떤 선수가 가장 좋은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바로 옆 알리를 쳐다보고는 "부담가지지 말고 답하라"고 했다. 알리를 뽑으라는 부담이었다.
물론 알리를 순순히 뽑으면 재미가 떨어지는 법. 손흥민도 이런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손흥민은 "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라고 했다. 알리가 살짝 손흥민을 쏘아봤다. 그러자 손흥민은 웃으면서 "알리와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 훈련 중에도 항상 즐겁게 해준다. 알리와 함께 하는 매일이 너무 좋다"고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물론 여기에서 그치면 재미가 없는 법이다. 사회자는 집요했다. 질문을 살짝 바꿨다. 그는 "토트넘에 오게 될 때 어느 선수와 가장 먼저 뛰고 싶었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다시 "부담가지지 말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바로 "내가 알리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라며 되물었다. 모두가 웃었다. 이어 "다들 좋은 선수들이다"고 마무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회자는 손흥민에게 "2대2 대결을 한다고 가정하자. 델리는 에릭 다이어와 한 편을 하겠다고 했다. 그럼 누구와 한 편을 해서 이들과 대적하겠는가"고 물었다.
손흥민은 "어렵다. 많은 선수들이 있다"며 살짝 고민했다. 그러고는 "케빈 비머와 하겠다. 그는 베스트 프렌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리가 살짝 눈치를 줬다. 손흥민은 "물론 처음 토트넘에 왔을 때부터 알리와도 좋은 친구다"고 수습했다. 하지만 웃으면서 "그런데 첫 날부터 알리는 다이어랑만 가더라. 그래서 알아차렸다. 역시 (수줍음 많고 낯을 가리는)잉글리시 보이스더라"고 했다. 좌중이 모두 웃었다. 참고로 비머는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손흥민과는 독일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장소를 옮겼다. 지하에서 스카이스포츠의 '사커 AM' 촬영이 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눴다. 녹화 말미 손흥민은 한국어 선생님으로 나섰다. 손흥민이 한국어를 말하면 알리가 따라한 뒤 그 뜻을 맞히는 코너였다. 손흥민은 "제 이름은 알리입니다. 토트넘에서 축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크리스탈팰리스를 상대로 멋진 골을 넣었습니다" 등의 문장을 알리에게 가르쳤다. 알리는 제대로 따라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입니다', '습니다' 등만을 잘했다. 그러면서도 눈치 코치로 뜻을 알아맞혔다. 손흥민은 알리의 재능에 박수를 보냈다.
또 다른 녹화가 이어졌다. 보드 게임인 젠가를 하면서 인터뷰를 하는 토크쇼였다. 손흥민은 유독 손을 떨었다. 알고 보니 젠가가 처음이었다. 같이 하는 MC들이 빠르게 브릭을 뽑아내자 입을 벌리면서 놀라워했다. 자신이 브릭을 끄집어낼 때였다. 알리가 장난을 걸었다. 손흥민을 툭툭 쳤다. 그러자 "제발 그러지 마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툭탁대는 모습이 귀여웠다. 물론 결과는 '초보자' 손흥민의 패배였다. 손흥민은 "정말 처음이다. 그걸 감안해달라"며 귀엽게 투정을 부렸다.
승부욕에 있어서는 손흥민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보드게임에서의 패배 설욕에 나섰다. 매장 밖으로 나섰다. 2대2로 편을 나눠 '플라잉볼킵챌린저'에 나섰다. 쉽게 말해 발로 볼을 서로 차주는 것이다. 노바운드로 해야 한다. 받지 못하거나 바운드를 시키면 지는 것이다. 손흥민과 알리가 카나비 스트리트로 나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손흥민은 아버지 춘천 공지천에서부터 아버지의 훈육 아래 이같은 놀이를 벗삼아 훈련을 해왔다. 식은 죽 먹기였다. 좁은 공간에서도 잘해냈다. 알리도 기술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날카로운 패스에 볼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 바운드를 시키고 말았다. 손흥민은 자신의 파트너를 얼싸안고 노래를 부르며 복수의 기쁨을 누렸다. 기분좋고 유쾌했던 카나비 스트리트 나들이의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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