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한국전력이 현재 최고 아닌가요."
최태웅 감독(40)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지난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19, 26-24, 24-26, 25-23)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승점 29점으로 대한항공(승점 28)을 끌어내리고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희망을 이야기 할만한 기쁜 날. 하지만 최 감독은 "그래도 1위에서 곧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이유가 있을까.
막강한 한국전력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올시즌 돌풍의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180도 달라졌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천적으로 거듭났다.
현대캐피탈은 10월 29일 한국전력과 시즌 첫 대결을 펼쳤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21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이는 프로배구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이다. 하지만 한국전력을 만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1대3으로 덜미를 잡혔다.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25일 한국전력과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2대3으로 분패했다. 이어 지난 8일에도 풀세트 접전 끝에 2대3으로 고배를 마셨다. 올시즌 3전 전패. 최 감독은 "누가봐도 한국전력이 현재 최고 전력"이라며 "올시즌 한국전력이 정말 강하다. 우리 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한국전력과 경기하면 정말 어려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가 강해졌다고 해서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 원인을 분석했다. 최 감독은 "우선 한국전력의 블로킹 높이가 현격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괜한 엄살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12일 기준 157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블로킹을 성공시킨 팀이다.
그리고 하나 더. 최 감독은 전술적 측면에서 한국전력과 상대적 결과가 좋지 않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최 감독은 "우리는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공격 루트를 만든다"면서도 "하지만 유독 올시즌 한국전력의 수비 시스템이 우리 공격전략을 잘 막는 것 같다. 다양하게 공략을 시도해도 잘 먹히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세터 노재욱의 부진도 아쉬웠다. 최 감독은 8일 한국전력전에서 패배 후 "노재욱이 한국전력만 만나면 멘탈이 흔들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 감독은 "노재욱이 유독 한국전력과 경기할 때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쉽게 풀어야 할 상황에서 복잡하게 가는 상황들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노재욱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전력 자체가 워낙 강해졌다. 우리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한국전력전에선 꼭 징크스를 깨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대한항공에 모두 패했다. 이번엔 한국전력에 졌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시간이 갈 수록 더 강해지는 현대캐피탈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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