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발 태풍에 가려졌지만, 올 겨울이적시장의 주역은 제주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제주는 폭풍 영입에 나섰다. 7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조용형을 시작으로 마그노, 멘디, 김원일 진성욱 이창근 최현태 이동수 박진포 이찬동 등을 더했다.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업그레이드 시킨 제주는 다가올 시즌 다크호스로 불리기에 손색 없는 전력을 구축했다.
선수단 구성을 마친 제주는 눈길을 그라운드 밖으로 돌렸다. 2017년, 어쩌면 '폭풍 영입'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도전에 나선다. 제주는 전투라는 컨셉트를 앞세운 '탐라대첩', 당시 유행어였던 의리를 앞세운 '의리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관중들을 끌어모았다. 불모지였던 제주에도 조금씩 축구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이 안에는 허수가 있었다. 대부분이 공짜 관중이었다. 2016년 제주의 유료관중 비율은 K리그 클래식 12개팀 중 최하위인 38.7%에 그쳤다. 10명 중 6~7명이 공짜로 경기를 봤다는 이야기다.
제주의 상황을 살펴보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제주는 관광을 주업으로 삼는 섬이라는 특수 공간이다. 도민들 대부분 돈을 주고 무엇인가를 보는 것에 대해 익숙치 않다. 축구 역시 어쩔 수 없이 이 흐름에 편승해야 했다. 서포터스를 중심으로 공짜 티켓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17년,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무료 티켓 근절을 선언했다. '리얼 오렌지 12' 프로젝트가 그 출발점이다. 제주는 2017년부터 무료 티켓 배포 및 취득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에게 사례금 100만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1월10일까지 제주 팬들의 의식 전환을 위해 매일 유료 관중 증대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제주가 이같은 변화를 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자신감이다. 그 배경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K리그를 뛰어 넘는 대형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제주는 카를로스 테베스가 영입된 상하이 선화, 클럽월드컵 준우승팀 가시마 앤틀러스와 한조에 편성됐다. 제주는 이같은 흥미로운 매치업들이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제주는 일단 연간 회원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유럽 구단을 분석한 결과 시즌티켓 구매자를 늘리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제주는 입도 12주년을 맞아 1만2000명의 연간회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삼았다. 이를 위해 초반 연간회원 가입자에게 대대적인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예정이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반드시 걸어가야할 길이기에, 제주의 위대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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