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잘된 일일까.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울산 현대의 물음표다. 지난 두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내걸고 싸웠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물론 '잘된 일'이 맞다. 하지만 2017년 목표에 ACL만이 전부는 아니다. K리그 클래식 '우승' 도전을 생각하면 울산의 표정은 살짝 일그러진다.
꼬여버린 새 시즌 계획의 여파. 벌써부터 걱정이다. 지난 14일 스페인 무르시아에 도착한 울산은 현지서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 나서는 강팀을 포함해 총 10차례의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놓았다. 2월 10일까지 한 달 간 머물면서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ACL 출전이 결정되면서 2월 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플레이오프(PO) 일정을 소화하게 되면서 훈련 일정이 대폭 축소됐다. 연습경기 일정도 마찬가지다. 당초 계획한 10경기의 절반도 못 치르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울산은 PO마저 시즌 준비의 일환으로 삼아야 한다. PO서 맞붙을 키치(홍콩)나 하노이(베트남) 중 어느 팀과 견줘도 전력은 한 수 위다. 하지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 입장에선 보다 완벽하게 옥석을 가리고 전술을 짜고자 하는 의욕을 버릴 순 없다. PO를 마친 뒤 곧바로 2주 만에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본선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러야 하는 일정도 부담스럽다. 가시마전부터는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진짜 승부다.
초반 일정도 살인적이다. 주중 ACL, 주말 클래식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전반기 초반부터 소화해야 한다. 클래식 일정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전력을 짜놓은 터라 기존 계획 수정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 하지만 ACL이라는 꿈의 무대를 헛되이 흘려보낼 수는 없다. 물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면 양자택일도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둘 다 잡겠다'는 욕심을 내다가 자칫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에 대한 시선이 '우려'만 있는 건 아니다. 확 달라진 분위기는 숨은 힘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지휘봉을 잡은 뒤 빠르게 팀을 하나로 모아가고 있다. 훈련 전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일일이 손을 맞대는 '하이파이브 의식'으로 출발했다. 주장 김성환은 "사실 축구 인생에 처음 해보는 세리머니라 어색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어린 선수나 새로 영입된 선수 모두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감독님도 스스럼 없이 훈련에 참가하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K리그,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팀으로 아시아 무대에 서는 울산은 과연 지금의 물음표를 훗날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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