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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평양 센추리클럽-조1위' 조소현 "말못할 정도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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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을 앞두고 한번이라도 이겨보자는 마음이 컸다. 절실했다."

윤덕여호의 캡틴' 조소현(29·인천 현대제철)은 평양에서의 잊지못할 남북전을 이렇게 떠올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조소현은 평양 아시안컵 예선 마지막 경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여자축구선수 3번째 대기록이었다. 이날 100경기를 축하하는 축포도 쏘아올렸다. 홍콩전 멀티골에 이은 이번 대회 세번째 골이었다. 우즈벡전 4대0 승리와 함께 요르단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13일 귀국 직후 김포공항에서는 작은 시상식이 열렸다.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이 캡틴 조소현에게 센추리클럽 기념 트로피와 함께 꽃다발을 전달했다. 조소현은 2007년 7월1일 동아시아연맹 여자축구선수권 대만전(4대1승) 이후 지난 10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헌신해왔다. 2011년부터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고, 2008, 2010, 2014년 아시안컵에 연속 참가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캐나다월드컵 등 주요 국제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했다. 캐나다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전에서는 동점골을 터뜨리며 16강행을 이끌었다. 2015년 'KFA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센추리클럽 가입과 함께 요르단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선물받았다. 평양에서 축구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

'윤덕여호의 심장' '캡틴' 조소현은 이날 취재진 앞에서 북한전 무승부 과정, 평양 센추리클럽의 의미를 소상히 털어놨다. 아래는 조소현과의 일문일답이다. 김포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요르단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서 귀국했다. 비행기가 지연돼서 많이 피곤할 텐데, 소감은?

▶힘든 여정 속에 돌아오긴 했지만 성적이 잘 나와 기쁘다. 티켓 따서 기쁘다.

-본선행 확정된 후 여자축구 대표팀 분위기는?

▶말 못할 정도로 좋았다. 사진도 찍고 정말 기뻤다.

-평양에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골도 넣었다. 이번 대회의 개인적인 의미는?

▶많은 관중속에서 선수들이 압박감속에 잘 뛰어줬다. 치열했고 힘들었지만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딴 것에 정말 만족하고 행복하다.

-남북전 분위기는 어땠는지.

▶북한전은 말이 통하니까 출전하기 전 터널안에서부터 신경전이 치열했다.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그 속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라이벌'로 생각했다.

-얼마나 절실했나?

▶모든 분들이 본선행 가능성이 낮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의욕은 강했지만 딸 수 있을까 하는 1%의 걱정은 있었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서 기쁘다. 북한전을 앞두고 한번이라도 이겨보자고 했다. 비기는 것보다는 이기는 걸 생각했다. 실점하고 비기기는 했지만 티켓을 따서 정말 의미있다.

-우즈벡전 끝나고 대표팀만의 행사나 세리머니가 있었나?

▶끝나고나서 행사는 북측에서 요청이 와서 하지 못했다. 호텔에서 간단한 수다를 떨고 경기 이야기를 나눴다.

-홍콩전에서 초반 득점이 터지지 않아 힘들었다. 매경기 북한보다 한골이라도 더 넣으려고 애썼는데.

▶골을 더 많이 넣고 싶었는데 홍콩전때는 북한전만큼 관중이 정말 많았다. 부담감속에서 근육도 굳고 했는데, 전반 끝나기 전에 득점도 했고, 선수들이 후반에 따라가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다.

-남북전에서 골키퍼가 김정미가 쓰러진 후 몸싸움 과정은?

▶ 살벌하고 치열해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 우리선수들 경기에서 그런 상황이 잘 나오지 않는데, 그만큼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초반 상대선수가 정미언니를 고의적으로 하려는 게 보여서 우리도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 선수가 다쳤기 때문에 당연히 자연적으로 그렇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