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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전]승리했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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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결과는 얻었다. 그러나 오는 20일부터 펼쳐질 본선에서 좀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1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전술적으로 점검할 수 있었던 건 변화된 수비라인의 모습이었다. '스리백'이었다. 주로 포백을 활용하는 신태용 U-20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아디다스컵 4개국 대회 에콰르도르와의 최종전(0대2 패) 이후 42일 만에 스리백을 가동했다. 오는 23일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충돌할 아르헨티나를 대비해 꺼내든 비장의 무기였다.

스리백 조직력은 나쁘지 않았다. 수비 시 좌우 윙백이 가담해 파이브백을 형성한 수비력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남미 예선 1위로 본선에 오른 우루과이에 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굵직한 실수들이 눈에 띄였다. 전반 12분에는 센터백 자원인 정태욱(아주대)의 패스가 상대에게 차단당해 실점에 가까운 장면까지 벌어졌다. 후반 12분에도 미드필더로도 중용가능한 김승우가 수비 중앙에서 상대 선수에게 공을 빼앗겼다.

하지만 스리백에서 합격점을 받은 건 윙백들의 활바한 움직임이었다. 전반에는 윤종규(FC서울)과 이유현(전남)가 폭발적인 측면 돌파와 과감한 수비 가담을 보였다. 후반에는 우찬양(포항)이 좌측 윙백으로 교체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후반 10분 우찬양이 상대에게 무리한 백태클을 범한 점은 엄격한 판정이 예상되는 본선 무대 전 고쳐야 할 부분이었다.

이날 드러난 신태용호의 장점은 압박에 이은 빠른 역습이었다. 상대가 공을 잡으면 중원에서 순간적으로 2~3명이 둘러싸 공격을 차단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역습의 질이 높았다. 이승우를 비롯해 조용욱(고려대) 백승호(바르셀로나 B) 한찬희(전남)는 번개 같은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또 창의적인 공격 작업이 눈에 띄였다. 선제 결승골이 그랬다. 전반 38분 이승우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조용욱이 때린 슈팅이 상대 골키퍼가 막아낸 걸 이승우가 달려들어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9분에는 슈팅까지 이뤄지지 않았지만 칩킥으로 상대 포백 수비라인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공격을 빌드업할 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피지컬적인 면이 상대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롱킥으로 전개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또 중원에서 패스를 차단당해 오히려 역습을 제공하는 모습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너무 잔패스에 의존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전까지 도달했을 때 밀집된 공간을 극복할 수 있는 중거리 슛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다양하게 준비한 세트피스는 다소 평범했다. 아크 서클에서 맞은 두 차례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슈팅은 골대를 향하지 않았다.

장점과 단점이 공존했던 이번 평가전은 신태용호에 좋은 약이 됐다.

청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