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핫포커스] 한화 넥센전 첫승, 처절했던 '넥센포비아' 극복기

by

한화 이글스가 지긋 지긋한 넥센 히어로즈전 6연패(2016년 9월4일 고척경기 이후) 사슬을 끊었다. 올시즌 5차례 넥센을 만나 4패 끝에 첫 승. '넥센 포비아'를 극복하려는 눈물겨운 몸부림이 있었다. 한화는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8대4로 승리했다.

선발 배영수는 7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으면서도 3실점으로 버텨 시즌 4승째(1패)를 거두며 '반란'의 일등공신이 됐다. 타선은 오랜만에 집중력 있게 폭발했다.

경기전 한화 덕아웃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걱정이 많다. 우리가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스로 투수에게 매우 약하다. 좌타자들이 더 못치고 있다. 넥센 선발 신재영(사이드암)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 좋은 공을 던지더라. 타순을 꽤 많이 손봤다"고 했다. 신재영은 지난달 28일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8이닝 1실점 선발승을 따낸 바 있다. 한화는 사이드암에 맞서 좌타라인을 풀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신재영에게 강하거나 잠수함 투수에 강한 선수들을 전진배치했다.

신재영을 상대로 무안타에 그친 타자들이 너무 많아 김경언(4타수 1안타)이 2번을 맡았다. 잠수함 볼을 상대적으로 못쳤던 양성우 장민석 하주석은 6,7,8번으로 밀려났다. 한화 야수들은 경기전 평소보다 더욱 비디오 분석에 열을 올렸다.

한화 타자들은 이날 신재영의 변화무쌍한 슬라이더를 주목했다.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에 대한 반응을 줄이고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한화는 0-2로 뒤진 2회초 2사후 7번 장민석이 우전안타, 8번 하주석이 좌전안타를 때렸다. 2사 1,2루에서 9번 최재훈이 2타점 동점 2루타를 뿜어냈다. 2사후에 악착같이 타석에서 물고 늘어진 결과다. 3회초에는 4번 김태균이 1타점 적시타를 더하며 중심타선의 책무를 다했다.

넥센이 4회말 1득점하며 3-3 동점을 만들자 6회초 1사후 장민석이 우익선상 2루타, 8번 하주석이 우중간 1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전력질주한 하주석 덕분에 이후 1번 정근우의 내야땅볼 때 5-3으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하주석은 지금까지 신재영에 8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으나 이날 신재영을 상대로 2개의 의미있는 안타를 뽑아냈다.

8회초에는 한화 야수들의 의지가 돋보였다. 1사후 장민석의 볼넷-하주석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 찬스. 9번 최재훈은 허벅지쪽으로 볼이 날아오자 피하지 않고 맞았다. 이어진 2사만루에서 2번 김원석(후반 교체투입) 역시 몸쪽으로 볼이 날아오자 미동조차 않고 맞았다. 6-3, 3점차 리드. 사구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지만 한화 선수들의 의지는 대단했다. 이어진 2사만루에서 송광민의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는 8-3으로 벌어졌다. 한화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다.

이날 신재영은 올시즌 최다실점으로 부진했다. 7이닝 동안 10피안타, 4사구 2개, 2탈삼진 5실점했다. 5실점은 신재영의 올시즌 한경기 최다 실점이다. 종전 시즌 최다실점은 지난 4월 16일 KIA 타이거즈전(6이닝 동안 4실점)이었다. 신재영은 최근 계속 좋은 흐름이었다. 전날까지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였다. 특히 마지막 3경기는 3승무패. 8이닝 1실점-7이닝 1실점-7이닝 1실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참이었다.

한화는 유독 넥센에 약하다. 김성근 감독 부임 첫해인 2015년 6승10패에 그쳤고, 지난해는 5승11패로 옴짝달싹 못했다. 올시즌 역시 4전전패 끝에 어렵사리 첫 승에 성공했다.

전날(16일)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6이닝 2실점 호투를 했음에도 한화는 1대2로 패했다. 팀분위기가 침체된 상황.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시즌 잠수함 투수 상대타율이 2할3푼8리(10개 구단중 7위)에 그치고 있었는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신재영을 만난 상황. 그래도 탈출구는 있었다. 간절함이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