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보험금 지급능력이 부족해 자본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의 일부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은행들이 제한하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2일부터 흥국생명과 KDB생명, KEB하나은행은 16일부터 흥국생명·KDB생명·MG손해보험의 일부 상품의 판매를 제한 중이다. 신한은행도 최근 흥국생명의 일부 상품에 대해 판매제한 결정을 내리고 구체적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마다 상품 판매 제휴를 맺은 보험사는 다르지만, 대상 상품은 납입 기간 보험료 합계가 5000만원이 넘어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들이다.
국민·하나은행 등은 이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50%를 밑돌기 때문에 판매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요구자본(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손실예상액) 대비 가용자본(손실을 보전하는 데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의 비율로 계산된다. 국민·하나·신한은행은 이들 보험사의 RBC 비율이 150%를 넘어서게 되면 판매제한을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흥국생명은 145.4%, KDB생명은 125.7%, MG손해보험은 133.6%다.
단 납입보험료가 5000만원이 되는 고액 보험은 그 비중이 미미해, 해당 보험사들은 매출에는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카슈랑스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인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제한조치로 매출에서 입을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방카슈랑스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축성 보험보다는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직접적인 매출보다는 회사 이미지 추락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해당 보험사들은 RBC비율 권고기준 충족을 위해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자본확충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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