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새 월화극 '엽기적인 그녀'가 베일을 벗었다.
'엽기적인 그녀'는 까칠한 도성 남자의 대표주자 견우와 조선의 문제적 그녀가 펼치는 예측불허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한국 로맨틱 코미디물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원작으로 삼았고, 주원과 오연서가 주연으로 캐스팅돼 큰 관심을 받았다. 그렇게 숱한 화제 속에 29일 첫 선을 보인 '엽기적인 그녀' 시청률은 1회 8.5%, 2회 9.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는 동시간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방송에 대한 시청자 평가는 심하게 갈린다. 이날 방송에서는 견우(주원)와 혜명공주(오연서)의 악연이 그려졌다. 청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견우는 물에 빠질 뻔한 혜명공주를 구했다. 혜명공주는 트림을 하며 비틀거렸고 견우는 그가 떨어트린 반지를 주웠다. 견우는 지게꾼들과 시비가 붙은 혜명 공주를 도와줬으나 돌아온 건 술에 취한 그의 오바이트 세례를 당했다. 여각을 찾아 더러워진 옷을 빤 견우는 혜명공주의 옷도 닦아주려 했지만 되려 겁탈 미수죄 누명을 쓰게 됐다.
이러한 전개는 원작 영화 속 견우와 그녀의 만남과 상당히 흡사하다. 하지만 시청자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극 전개가 너무나 산만하고 흐름도 뚝뚝 끊긴데다 중간 광고까지 등장해 도저히 몰입할 수가 없었다는 것. 또 원작에서는 통통 튀는 그녀의 가벼움을 견우의 순진무구한 무게감이 잡아줬는데, 드라마에서는 견우 캐릭터마저 허세기 가득해 붕 뜬 기운을 지울 수 없었다는 의견도 많다.
물론 첫 방송을 보고 모든 걸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건 '엽기적인 그녀'의 첫 인상은 원작 영화만 못했다는 것이다. 요즘 드라마는 1,2회에서 승부수가 갈리는데, '엽기적인 그녀'는 일단 이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과연 '엽기적인 그녀'가 정말 '엽기적인 드라마'로 남을지, 아니면 유쾌하고 발랄한 새로운 드라마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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