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호날두 이적의 키를 쥐고 있다.'
영국 대중일간 더선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마드리드)의 맨유 이적 가능성에 대해 퍼거슨 감독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우주스타' 호날두가 16일 '스페인을 떠나겠다'고 폭탄 선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유럽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포르투갈 '아볼라' 등 유럽 언론은 호날두가 최근 불거진 1500만 유로(약 190억원) 탈세 혐의와 관련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결심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행선지로 맨유, 파리 생제르맹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라몬 칼데론 전 레알마드리드 회장이 입을 열었다. 2009년 8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호날두를 맨유에서 레알마드리드로 영입한 칼데론 전 회장은 더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이적 후에도 여전히 맨유를 사랑했다"고 털어놨다. "호날두의 마음에 늘 맨유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호날두의 마음을 돌리기 힘들 것으로 봤다.
칼데론 전 회장은 "그와 계약할 당시 전화통화에서 호날두가 맨유의 모든 사람들은 정말 행복하고 자신에게 친절했다고 하더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아버지와 같고, 팬들을 정말 사랑한다고 했다. 그의 축구이력에 있어 맨유는 정말 중요한 의미다. 맨유는 언제나 그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팀"이라고 덧붙였다.
호날두와 퍼거슨 감독은 여전히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카디프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현장에서 사제지간이 포옹을 나누는 모습은 훈훈했다. 레알마드리드가 승리한 후 퍼거슨 감독이 호날두에게 맨오브더매치 상패를 직접 수여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스페인 검찰로부터 '1500만 유로' 탈세 혐의로 범죄자 취급을 받는 데 대해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구단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주지 않는 데 대한 불만과 실망도 크다. 8년을 동고동락한 레알마드리드와의 결별을 언급했다.
칼데론은 이적과 관련해 호날두에게 모든 결정권이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는 호날두가 맨유를 떠나 우리와 계약할 때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그가 떠나고 싶다면 그걸로 끝난 것이다. 구단주나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가 원하는 대로 보내주는 일, 가능한 가장 좋은 딜을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레알마드리드와 주급 36만5000파운드에 재계약했다. 맨유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8700만 파운드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레알마드리드가 1500만 파운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호날두 영입을 위해 이 돈을 전부 투자하는 대신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의 이적을 미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9000만 파운드 가치의 24세 스트라이커 알바로 모라타 영입 역시 호날두 영입 여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칼데론 회장은 "나는 호날두가 유럽을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이나 중동에서 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최고의 폼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유럽에서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 포그바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호날두가 더 나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어느 구단이든 호날두를 원한다면 엄청난 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과 호날두는 레알마드리드에서 함께 할 당시는 물론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감정 싸움을 이어가며 관계가 썩 좋지 않지만, 호날두가 믿고 따르는 퍼거슨 감독의 중재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퍼거슨 감독이 호날두가 올드트래포드에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퍼거슨 감독은 2009년 호날두를 레알마드리드로 보낼 당시 "언젠가 다시 맨유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