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적 외국인 선수가 14년 만에 K리그에 입성한다. 도착지는 울산이다.
울산 현대가 독일 21세이하(U-21)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를 영입한다.
울산 구단은 최근 외국인 선수 코바와 페트라토스(아시아쿼터)를 동시에 방출한 뒤 타깃형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보강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수비수 정승현의 일본 사간 도스 이적 협상과 함께 유럽 출신 외국인 공격수 영입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금명간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울산 구단은 이적 서류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뉴페이스'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22일 독일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울산 입단 예정 주인공은 독일 2부리그 SV 산드하우젠에서 활약한 리차드 수쿠타-파수(27)인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으로의 이적은 사실상 확정으로 이변이 없는 한 이적 작업이 무산될 일은 없다고 한다.
독일 국적의 수쿠타-파수는 16세부터 21세까지 독일의 연령별 국가대표를 단계적으로 밟아 온 젊은 유망주였다. 독일 19세이하 대표팀 소속이던 2008년 유럽축구연맹(UEFA) 19세이하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이탈리아와의 결승전(3대1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우승을 이끄는 등 대회 득점 랭킹 2위(3골)에 올랐다.
불과 18세에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레버쿠젠(2008∼2010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분데스리가와 하부리그를 오가다가 오스트리아, 벨기에 리그 등을 거쳐 2016∼2017시즌 산드하우젠에서 뛰었다. 수쿠타-파수는 이번 시즌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뜨리는 등 프로 개인 통산 226경기 48골을 기록중이다. 2005∼2011년 독일 연령별 국가대표에서의 득점 기록은 총 53경기-20골이다. 산드하우젠은 2011년 FSV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했던 윤주태(상주)가 FC서울로 국내 유턴(2014년)하기 직전인 2013년 임대로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수쿠타-파수는 K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독일 출신 선수여서 관심을 끌 전망이다. 그동안 K리그에서는 브라질 출신이 대세인 가운데 벨기에, 보스니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 출신 선수가 영입된 적은 있지만 전통의 유럽축구 강국인 독일 출신은 '희귀선수'에 속한다. 30여년 K리그 역사에서 독일 국적 선수는 총 3명에 불과했다. 1985년 포항에서 뛴 샤흐트(7경기-2골)를 시초로 1992년 프랑크(울산·19경기 1골-1도움), 2004년 힝키(전북·16경기 2골-2도움)가 거쳐갔다. 샤흐트, 프랑크는 수비수였고 힝키는 공격수였다. 힝키 이후 수쿠타-파수는 14년 만에 역대 4번째 독일 용병으로 기록된다.
울산 구단은 그동안 세르비아 등 동유럽 출신이 포함된 후보자를 놓고 고심하던 중 수쿠타-파수로 최종 낙점했다. 김도훈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가장 근접하기 때문이다.
수쿠타-파수는 키 1m90의 장신에 몸무게 90kg으로 높이 경쟁은 물론 탄탄한 체격을 앞세운 전방 몸싸움에 능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전형적인 원톱형이다. 김 감독은 인천 시절 장신 공격수 케빈(1m92)을 데리고 유용하게 활용한 바 있다. 작년 말 울산 감독으로 부임할 때 케빈 영입을 시도할 정도로 케빈같은 하드웨어를 선호한다.
울산은 임대를 원하는 산드하우젠과의 협상에서 승리해 완전 이적으로 데려올 예정이며 팀 전력 안정화를 위해 최소 1년6개월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도 그동안 김신욱(전북), 멘디(제주)를 떠나 보낸 이후 최전방 고공 선수가 없어 고충이 적지 않았다. 수쿠타-파수의 영입으로 오르샤-이종호의 부담을 분담하고 공격 루트를 다양화함으로써 울산의 전체 득점력도 개선될지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