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의 기세가 무섭다.
허프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이닝 2실점으로 시즌 두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내용도 좋았다. 김헌곤을 제외하고는 삼성 타선이 전혀 허프를 공략하지 못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조차 "김헌곤 홈런이 다 였다"과 자괴감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허프는 6월들어 압도적인 투구로 LG 마운드를 탄탄히 하고 있다. 시범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입었던 허프는 복귀한 지난 달 12일 이후 내리 3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26일 SK 와이번스전에서 7이닝 3실점하며 컨디션을 조절해 가더니 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9이닝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이후에는 승리행진이었다. 8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5대4 승리를 이끌었고, 1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맞대결에서 8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지난 20일 경기에서 두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5월 평균자책점은 5.82, 무승3패였지만 6월에는 1.97, 3승무패로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허프의 부활에 양상문 감독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허프가 20일 106개의 공으로 완투를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양 감독은 "허프가 공격적으로 던진다는 것을 타자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타자들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투구수를 줄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구가 좋으니 범타가 많이 나온다. 구종은 몇개 안되지만 워낙 정확하다"라며 "정확한 제구가 또 하나의 구종이라고 할 수 있다. 로케이션이 구종을 만든다"고 했다.
허프는 올해 직구와 체인지업에 슬라이더를 새롭게 장착했다. 아직 허프는 "커터"라고 부르고 양 감독은 "빠른 슬라이더"라고 부르는 공도 재미를 보고 있다.
게다가 허프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70%가 넘는다. 양 감독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70%가 넘는 투수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허프를 치켜세웠다. 덕분인지 20일 경기에서는 3구 이내의 승부가 25번이나 됐다. 양 감독은 "때리려고 나가지만 제구가 좋으니 배트 중심에 맞지 않아 파울이나 범타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프가 부활하며 LG 마운드는 헨리 소사, 류제국, 차우찬, 임찬규에 허프까지 '어메이징5'가 급격히 완성돼 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