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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9년 '아가씨와 건달들'을 시작으로 지난 봄 '오! 캐롤'에 이르기까지, 30년 가까이 20여 편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뮤지컬 뿐아니라 모든 영역을 통털어 이렇게 오랜 세월 콤비로 활약하고 있는 예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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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아이의 부모인 변호사 알랭(남경주)과 '두 얼굴'을 지닌 주부 아네뜨(최정원)로 변신을 준비 중인 이 '전설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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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우리처럼 이렇게 콤비로 묶을 수 있는 배우가 또… , 글쎄요, 생각이 잘 안나네요. (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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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인상은?
처음 봤을 때 뭐랄까 '빠다 냄새'가 났어요.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느낌? 머리도 막 사자갈기처럼 하고…. 뮤지컬 장르와 딱 맞는 친구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죠. 큰 배우가 될 줄 알았어요. (남)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연극 무대에는 처음 같이 서고, 부부 연기도 처음이라면서요.
제작사(신시컴퍼니)에서 '둘을 실제 부부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아예 부부로 한번 무대에 세워보면 재미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대요. 둘 다 선뜻 오케이했죠. (최)
뮤지컬 '키스미 케이트'에서는 이혼한 부부였고, '맘마미아'에서는 부부가 될 뻔한 역할이었어요. 아예 부부로 출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남)
-실제 부부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 법 해요.
한번은 어떤 분이 저한테 '수중분만한 아이는 잘 크고 있죠?'라고 물어보더라구요. 수중분만은 정원씨가 했는데 말이죠.(웃음) 또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저보고 '최경주씨 맞죠?'라고 하시더라구요. (남)
연극은 무대가 작아 단점과 실수가 돋보기로 보듯 뚜렷하게 보여요. 뮤지컬은 노래도 있고 군무도 있어서 사실 묻혀가는 대목이 있는데 연극은 그게 안되잖아요. 그만큼 어렵고 힘든 작업이죠. (남)
이번에 연습하다보니 너무 괴로운 거에요. 대본이 잘 안풀려서 차타고 가다 혼자 울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부족한 배우였나 자책감도 들고. 터널에 갇혔는데 끝이 안 보이는 느낌? (최)
-아니, 베테랑 배우도 그런 고민을?
연기에 대한 고민은 배우 생활 내내 끝이 없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남)
-그럼, 해결은 어떻게…?
선배가 많이 도와줬어요. 연기는 혼자 하는게 아니다, 내가 상대에게 진실되게 해야 진실되게 돌아온다, 거짓으로 하면 거짓으로 돌아오는 거고. 이런 얘기를 계속해서 해주셨어요. 어느 순간, 눈이 트이는 느낌이 왔어요. (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처럼 보이지만 그건 발단이에요. 교양과 지식이란 걸 벗겨내고 나면 인간이 얼마나 속물적인 존재인지를 코믹하게 풍자하는 작품이에요. 제가 맡은 알랭만 봐도 변호사인데 필요한 지식만 있지 지혜는 부족해요. 맨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하고는 소통을 잘 못하는거죠. 현대인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대단한 건 90분안에 이 모든 내용이 절묘하게 녹아있다는 거에요. 아주 재미있죠.(남)
초 막장드라마라고 해야 하나…, 두쌍의 부부가 서로 자신의 밑바닥을 드러내며 막 서로 엇갈려 싸워요. 그런데 이 네 명이 다 개성이 강해요. 아마도 현대인들의 유형을 이 4가지로 정리해놓은 것 같아요. 아마 관객분들도 4지선다 시험에서 답을 고르듯 이 네 명 가운데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최)
-배우로서 장수 비결은?
원론적인 이야기같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나이가 50이 넘었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부끄러운 배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걸 늘 염두에 둬요. (남)
한 번도 공연하고 싶지 않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도 이상하게 무대에 서면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져요. 최정원은 무대 위에 있을 때 가장 최정원인 것 같아요. (최)
맞아요. 정원씨는 '본 투비 와일드'에요. 천성 자체가 강해요. 이번에도 부부끼리 엉켜 싸우는 장면은 정원씨가 세세하게 코치를 해서 완성됐어요. 하하. (남)
-서로를 평한다면.
선배는 저의 거울이에요. 저를 가장 정확하게 봐주세요. 이런 부분에 힘이 들어가 있다, 여기는 좀 약하다 등 제가 못보는 걸 봐주시죠. (최)
후배지만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친구에요. 활달하고 명랑하고 같이 있으면 힘이 나는, 비타민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표현해야 하는 감정의 폭이 굉장히 크고 넓은 작품이에요. 그런데 서로 맞추다보니 상대의 연기를 편하게 받아주는 거에요. 세월이란게 이런 거구나, 이런게 조화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아마도 30년 콤비생활의 시너지가 최고로 결집된 작품이 탄생할 거에요. (남경주-최정원)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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