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이명주!"
2일, 서울과 전북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 킥오프을 10여분 앞두고 상암벌이 '이명주'를 외치는 함성으로 뜨거워졌다. 팬들의 응원을 받고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명주는 "서울에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돌아온 '전천후 미드필더' 이명주(27)가 복귀전을 치렀다. 서울 데뷔전이기도 했다. 2012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이명주는 데뷔 시즌 리그 35경기에서 5골-6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리그(2012년)와 FA컵(2012, 2013년)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특히 2014년 5월 10일 전남과의 맞대결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K리그 역대 최다. 그러나 이명주는 2014년 여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이적,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3년여 만에 K리그에 돌아온 이명주는 친정팀 포항이 아닌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날 경기를 통해 서울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포항 시절 한솥밥을 먹던 황선홍 감독과 서울에서 재회한 이명주는 데뷔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황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대는 한다. 그러나 짐을 주고 싶지는 않다. 기존의 서울 선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이명주는 중원에서 상대 미드필더진과 치열한 기싸움을 펼쳤다. 그는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번뜩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서울의 윤활유였다. '아차'한 순간도 있었다. 이명주는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1분 전북 이승기에게 파울을 범하며 프리킥 기회를 내줬다.
그러나 이명주는 이명주였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 박주영의 짜릿한 역전 골을 어시스트 하며 팀의 2대1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명주는 이날 경기로 11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K리그에 새 역사를 썼다.
서울 데뷔전을 치른 이명주는 이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중원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