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47)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부활시킬 '특급 소방수'로 선임됐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4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첫 기술위 회의를 개최, 3시간여의 난상토론 끝에 신 감독을 새 A대표팀 사령탑에 낙점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달 13일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에서 패하면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두 명이 졌다. 이용수 전 협회 기술위원장과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었다. 이 전 위원장은 사퇴했고 슈틸리케 감독은 상호 합의 하에 계약해지됐다. 사실상 경질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일주일간 고심했다. 수순은 기술위원장을 선임한 뒤 A대표팀 감독을 뽑는 것이었다. 우선 정 회장은 지난 26일 김호곤 협회 부회장에게 새 기술위원장직을 맡겼다.
김 위원장은 지난 일주일간 두 가지 작업에 착수해야 했다. 기술위원 교체와 A대표팀 후보 추리기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일주일간 직접 전화를 걸어 기술위원 선임 작업을 펼쳤다. 그리고 황선홍 서울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박경훈 성남 감독 등 K리그 현역 사령탑과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은퇴)를 기술위원으로 낙점했다.
그 다음은 A대표팀 감독 선임이었다. 사실 후보의 조건이 한정적이었다. 대표팀을 맡아 추스릴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외국인보다 국내 감독쪽에 무게가 실렸다. 그리고 현역 감독보다는 A대표팀을 경험한 지도자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현장의 연속성'을 강조했었다. 오랜 기간 현장 지도에서 멀어져도 지도자는 곧바로 복귀할 여력이 있다. 다만 아무리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다고 해도 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지론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지론을 가지고 A대표팀 감독 후보를 추렸다. 그리고 4일 리우올림픽대표팀과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신 감독에게 A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김 위원장은 "많은 의견을 나누는 바람에 시간이 걸렸다. 최종 예선 2경기를 치른 후에 조 3위가 되더라도 신 감독이 계속 맡는다. 코치진 구성은 관례대로 감독에게 일임한다. 연봉 등 세부 조건은 협회가 별도로 협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내면서 현재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 신 감독의 뛰어난 능력 중 하나가 활발한 소통 능력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흐트러진 팀의 응집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 봤다. 전술 운용 능력도 뛰어나 남은 경기서 승리로 이끌 거라 믿고 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또 "신 감독이 소방수 역할로 계속 지도자를 했다. 그것을 경험으로 생각했다. 본인이 대회를 치르면서 조금 더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많은 경험을 했기에 이렇게 어려울 때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소방수 역할을 많이 했다. 큰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성적은 냈다고 본다. 그 경험이 대표팀 감독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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