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최강 불펜이 무너졌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시즌 4승은 또다시 사라졌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⅔이닝 2실점 '노 디시전'으로 물러났던 그는 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왼발 부상을 당했고, 결국 DL(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 재활 등판 없이 곧바로 빅리그에 돌아왔고, 미네소타를 상대로 26일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류현진은 5이닝 5안타 5탈삼진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3회초까지는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고, 4회초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초 2사 후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에게 볼넷을 내줬고, 에디 로사리오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계속되는 2사 1,2루에서 제이슨 카스트로에게 또 1타점 2루타를 맞아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5회 2사 1,2루 위기는 무실점으로 넘긴 류현진은 투구수 79개였지만, 5회를 마친 후 마운드를 그랜트 데이턴에게 넘겨줬다. 다저스 타선이 5회말 3점을 뽑아내 3-2 역전에 성공하면서 류현진은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 지원 1.8점으로 팀 선발 투수 중 최저에 해당한다. 다저스의 강타선을 고려하면 유독 빈약한 득점 지원이다.
모처럼 타선이 류현진을 도왔는데, 이번엔 불펜이 배신을 했다. 다저스 불펜진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다저스가 팀 평균자책점 3.17로 메이저리그 30구단 중 최저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불펜진은 더 낮다. 2.92로 내셔널리그 1위, 전체 2위에 해당한다. 불펜이 워낙 강해 중반까지 리드를 쥐고 있으면 역전 당하는 일이 드물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아직 투구수가 적은 류현진을 조기 교체한 이유도 다저스 불펜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승리 요건을 만들어주고, 불펜으로 뒷문을 걸어잠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런데 이날은 류현진이 내려간 이후 불펜이 흔들렸다. 데이턴은 로사리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고, 1사 만루 위기에서 조쉬 필즈가 구원 등판해 어렵게 급한 불을 껐으나 7회초 끝내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다저스는 8회말에 터진 코디 벨린저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가까스로 6대4 승리를 챙겼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