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지연(29·세계랭킹 3위) 황선아(이상 익산시청), 서지연(24·세계랭킹 20위), 윤지수(24·세계랭킹 24위, 이상 안산시청)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26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펼쳐진 2017년 국제펜싱연맹(FIE) 세계선수권 단체전 결승에서 '세계 최강' 이탈리아에 27대45로 패하며 여자 사브르 단체전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6강에서 중국을 45대27로 꺾은 후 8강에서 미국을 45대41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4강에서 일본을 상대로 45대32로 완승하며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레네 베치(28·세계랭킹 7위), 로셀라 그레고리오(27·세계랭킹 9위) 로레타 굴로타(30·세계랭킹 12위)로 구성된, 고른 전력의 이탈리아는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5피리어드까지 19대26으로 밀리다 6피리어드 베치가 11점을 따라잡으며 30대29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45대42로 대역전승에 성공한 후 기세가 살아났다. 결승 초반부터 상승세로 밀어붙였다.
1피리어드, 윤지수가 그레고리오에게 1-5로 패한 후 2피리어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이 리우올림픽 16강전에서 패했던 굴로타에게 2-5로 지며 3-10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3피리어드 서지연이 에이스 이레네 베치에게 2-5로 지며 5-15로 밀렸다. 4피리어드 윤지수가 굴로타와 5-5 대등한 경기를 펼친 후 5피리어드 김지연이 그레고리오에게 2-5로 패하며 또다시 점수는 12-25, 더블스코어로 벌어졌다.
6피리어드, 김지연이 베치와의 톱랭커 대결에서 9-5로 이기며 21-30으로 점수차를 좁혔지만 초반 기세를 뺏긴 점이 아쉬웠다. 이후 7피리어드 서지연이 굴로타에게 2-5, 8피리어드 윤지수가 베치에게 2-5, 마지막 9피리어드 김지연이 그레고리오에게 2-5로 패하며 27대45로 준우승을 확정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지연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눈앞에서 아쉽게 놓치며 그랜드슬램을 다음으로 미뤘다.
김지연은 "결승전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그랜드슬램은 아예 생각도 안했다"고 말했다. "생각하면 욕심이 생길까봐,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는데 잘 안풀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절친 선후배가 함께 일궈낸 여자 사브르 단체전 사상 첫 은메달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팀이 정말 한국에서 열심히 훈련을 하고 왔는데 전부 개인전에서 떨어져서 진짜 속상했었다. 단체전에서는 열심히 하고 온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기대를 모은 '최강'전력의 남자 에페대표팀은 16강에서 에스토니아에 38대39, 한끗차로 패하며 8강에 오르지 못했다. 9-10위 결정전에서 체코를 45대35로 꺾고 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남자 플뢰레,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