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할 코트가 부족하고, 쉴 공간 없어도 우승을 향한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 21일부터 속초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7 WKBL(여자프로농구) 박신자컵 대회는 6개 구단이 모두 참석했다. 박신자컵은 유망주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자리다. 주전급 선수들은 대부분 뛰지 않거나, 경기 감각을 점검하는 정도로만 가볍게 나선다. 치열하게 승부를 펼치는 선수들은 1.5군급 유망주들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박신자컵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대회의 특징은 선수들이 정식 유니폼이 아닌, 연습용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면 6개 구단 모두 훈련복에 가까운 옷을 입고 있다. 청주 KB스타즈 선수들의 경우 유니폼 후면 하단에 영문으로 별명을 새겨놓는 '센스'도 발휘했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다는 센터 박지수는 '보물', 키가 작아도 다부진 플레이를 하는 가드 심성영은 '키드'라는 별명이 새겨져있다.
유니폼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형식이지만, 열기는 정규 리그 못지 않게 뜨겁다.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주가 되다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경기 도중 양 팀 벤치에서 목 놓아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선수들의 육성 응원이 백미다. 슛 하나하나에 희비가 갈린다.
사실 환경이 매우 좋은 편은 아니다. 경기가 열리는 속초실내체육관은 선수들이 쉴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경기장으로 향한다. 앞선 경기가 끝나기 전에 도착하기 때문에 짐을 풀 곳이 마땅치 않아 경기장 입구와 출입구 사이 통로에 가방을 내려놓고 대기한다. 가볍게 스트레칭도 한다. 또 연습 코트도 없다. 앞팀 선수들이 경기를 하다가 전반전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면, 다음 경기 팀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공을 튕기고 슛을 던지며 워밍업을 한다. 라커룸도 비좁고 공간이 한정적이라 한꺼번에 여러 팀이 쉴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들의 열의는 뜨겁다. 정규 리그에서는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라 구단도,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최고의 환경은 아닐지라도 주목할 가치가 있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속초=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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