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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안타 신기록 이정후, 담담했고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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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을 세웠지만, 팀이 패배해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생애 단 한 번 뿐인 기회를 살린 기쁨을 드러냈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가 신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94년 서용빈(현 LG 트윈스 코치) 이후 23년 만이다.

이정후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7회초 네 번째 타석 상대 투수 심재민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냈다. 앞선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성 타구를 상대 우익수 유한준이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 힘이 빠질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안타 1개를 추가하며 157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94년 서용빈이 갖고 있던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찌감치 김재현(현 SPOTV 해설위원)의 고졸 신인 최다안타 기록 134개를 지난달 넘어섰던 이정후의 최다안타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였다. 그리고 이어진 경기 바로 신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넥센이 원정팀이지만, kt는 홈구장 전광판에 이정후 신기록 안내 화면을 보여주며 함께 축하했다.

이정후는 야구계 전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종범(현 MBC 스포츠+)의 아들로 아버지 이종범은 93년 신인 첫 해 133개 안타를 때려낸 뒤, 이듬해 타율 3할9푼3리 196안타 19홈런 77타점 113득점 84도루의 놀라운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이정후가 아버지를 뛰어넘는 야구선수가 될 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단 첫 해 첫 발걸음은 완벽하게 뗐다.

이정후는 경기 후 "첫 안타의 기록이 아직 생생한데, 기록까지 세워 기쁘고 영광이다. 다만 팀이 승리하는 날 나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게 안된 건 아쉽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경쟁에서 갈 길 바쁜 넥센은 이날 1대5로 패했다.

이정후는 이어 "신인으로 맞는 첫 시즌일 때만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 나에게는 큰 의미가 될 것 같다. 오늘 앞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잡히기도 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조급함 없이 다음 타석을 준비했다. 끝까지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다고 안타 장면을 돌이켰다.

이정후는 이어 "사실 이런 기록을 세울 줄은 몰랐다.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잘 챙겨주시고 기죽지 않게 응원해주신 덕이다. 전력분석팀도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다치지 않고 더 잘하겠다. 가을야구에 보탬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