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우려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 축구가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한국은 6일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5승2무3패(승점 17)를 기록, 조 2위를 유지하면서 마지막 남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A조에선 한국과 함께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이란이 러시아로 향한다.
신태용호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경제학적으로 접근했을 때 한국 축구의 약 1200억원 적자 쓰나미를 막아냈다.
우선 울상이던 지상파 방송사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월드컵 본선 중계권료는 1억달러(약 1120억원)에 달한다. 중계권은 월드컵 주관방송사인 SBS가 KBS와 MBC에 중계권을 재판매해 지상파 3사가 모두 중계하는 구조다. 사실 방송사들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도 4강에 올라야 겨우 수지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32년 만의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을 경우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다. 한국이 없는 월드컵은 자연스럽게 팬들이 관심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광고유치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된다. 방송사는 적어도 평균 250억원 이상의 적자를 면하기 힘들었다.
한국 축구는 최소 100억원의 수익도 보장받는다. 월드컵 배당금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지만 950만달러(약 10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누구보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곳은 대한축구협회다. 예산규모 축소를 막아냈다. 협회가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후원사는 10개다. 나이키를 비롯해 KEB하나은행, KT, 네이버, 교보생명,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 코카콜라, 서울우유, 롯데주류 등 후원사들에게 연간 280~290억원을 받고 있다. 나이키는 별도로 2012년부터 현금 600억원(연간 75억원)과 물품 6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협회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418억원이 후원사의 도움으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시 이 같은 후원사들이 철수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나이키는 2019년까지, KEB하나은행과는 2022년까지 계약이 남아있지만 후원금액이 줄어들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쓰나미'도 방어했다. 예산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협회 직원들의 인원 감축과 급여 동결도 수순이었다. 게다가 FA컵, 초중고 대학리그 등 국내 대회 운영비 예산도 대폭 삭감될 수 있었다.
협회가 덩치를 줄이면 자연스럽게 프로축구에도 악영향이 미치기 마련이다. 협회와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메인 스폰서 구하기도 향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프로축구 인기 향상을 도울 국제대회 성적을 바랄 수 없는 등 악순환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런 저런 후폭풍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월드컵 본선 진출 진출은 약 1200억원의 적자를 막아낸 방패막 역할을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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