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올해 선발 등판시 의외로 부진한 투구를 하는 날이 잦아졌다.
22승7패를 기록했던 지난 해 니퍼트는 롯데 자이언츠전에 3⅔이닝 7실점, 넥센 히어로즈전에 2이닝 4실점(1자책)했던 것을 제외하면 크게 무너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 횟수가 많아졌다. 지난 4월 7일 잠실 넥센전 4⅔이닝 6실점(5자책) 그리고 6월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3이닝 9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한데 이어 지난 달 31일 광주 KIA전에서는 4이닝 7실점했다. 특히 이날은 KIA와 2.5경기차로 승차를 좁힌 상황에서 에이스로서 꼭 잡아줘야하는 경기여서 타격이 컸다.
그리고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구를 했다. 이전까지 올시즌 한화와 3번 맞붙어 3승을 거뒀던 니퍼트였기 때문에 이날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2번 연속 부진한 투구를 한 것도 올시즌 처음이다. 최근 들어 니퍼트는 주무기인 큰 키에서 나오는 내리 꽂는 패스트볼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당연히 81년생 만 36세인 니퍼트에게 체력 문제를 의심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니퍼트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도 자주 노출되고 있다. 늘 평정심을 유지하며 한국인보다 더 한국스러운 예의를 차렸던 그다. 야수들의 수비 하나하나에 감사의 표시를 하고 이닝이 바뀔 때는 늘 더그아웃 앞에 서서 들어오는 야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선수다.
하지만 지난 달 31일 경기에서 4이닝만에 강판당하자 니퍼트는 더그아웃을 지나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철문을 발로 차는 행동으로 분풀이를 했다.
그리고 6일 경기에서는 더 심해졌다. 3회말까지 3실점을 하고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된 것. 다른 동료들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니퍼트의 행동에 놀란 것이 사실이다.
3회말 윌린 로사리오의 적시타 때 3루수 최주환이 공을 놓친 후에도 3루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아 1루주자 송광민이 3루에 안착하는 일이 있었다. 때문에 문책성으로 최주환은 허경민으로 교체됐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끼리 잠깐 미팅을 가졌고 니퍼트는 그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야수의 수비 실책 때문에 니퍼트가 화가 난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늘 야수들의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이날도 자신의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행동이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동료들 앞에서 흥분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한 것이다.
여러 면을 볼 때 니퍼트가 최근 흔들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말처럼 "이런 위기도 본인이 직접 극복해야 A급 선수"다. 위기를 맞은 니퍼트,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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