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기쁨만 드리고 싶어요."
우주성(24)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남의 주축 수비수다. 2014년 팀에 입단한 그는 네 시즌 째 경남의 최후방을 지켜온 '원클럽 맨'이다. 다양한 장점들을 두루 갖춘 만능 재간둥이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지만 지난 라운드 안양전을 통해 벌써 프로 통산 100경기를 채웠다. "믿기지 않는다. 친구들은 부럽다고 한다. 좋은 팀, 좋은 선생님, 좋은 팬들을 만났기에 이런 행운이 온 것 같다." 이날 페널티킥으로 100경기 자축포도 넣었다. "(배)기종이 형이 페널티킥을 만들었는데 내게 양보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
100경기를 달성한 시점, 가장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까? 잠시 머뭇하던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아버지"라고 말했다.
우주성은 부친 우상일씨의 피를 물려받았다. 아버지도 축구선수였다. 우주성의 부산 부경고(전 경남상고) 대선배다. 포지션도 같았다. 우주성은 "아무래도 유전인 것 같다. 아버지 본인은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생 때 축구를 관두셨다는데 진짜 그거 때문이었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지금은 농담을 던지며 말할 수 있는 안식처 같은 아버지. 하지만 어렸을 땐 너무 너무 무서운 존재였다. 우주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다. 실수하면 호되게 혼났고, 아버지께서 경기 보러 오시는 날엔 긴장이 돼서 평소보다 더 못할 때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아버지는 우주성의 인생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내가 가는 곳엔 항상 아버지가 계신다. 부산에서 지내시는데 창원 홈경기는 물론 다른 지방 원정 경기에도 오신다.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찾아오셔서 나를 응원해주신다."
주말은 물론 주중 경기까지 챙기는 아버지. 직업인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상일씨는 택배일을 한다. 하루하루 배송 물량이 쏟아져 별보기 운동을 한다. 껌껌한 새벽에 집을 나서면 해 떨어진 밤에야 귀가하는일상.
우주성은 "아버지께선 택배 배송을 하시는데 정말 바쁘시다. 그 와중에도 아들의 경기를 보시겠다고 끼니도 잘 챙기지 않고 할당을 끝내자마자 경기장을 찾아 오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아버지 건강이 걱정되니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그런 말 마라. 아들 뛰는 걸 보는 게 아빠의 유일한 낙이란다'라고 하셨다. 그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많은 걸 받았다. 이젠 돌려주고 싶다. 그런데 방법을 잘 모른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경상도 남자인가 보다.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버지와 찍은 흔한 사진도 없다. 우주성은 "돌이켜보니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흔한 추억, 사진 한 장도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축구가 중요해서 앞만 보고 뛰어왔지만 이건 뭔가 좀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경상도 남자' 우주성이 인터뷰 말미에 용기를 냈다. "아버지, 누구보다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사랑합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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