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보도 키르히호프(Bodo Kirchhoff)의 '특별한 경험'이 출간돼 화제다.
1970년대 후반부터 활동해온 키르히호프는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독일에서는 시나리오작가상, 비평가상 등을 수상한 중견 작가다. 대표작으로 '욕망과 우울'(2014), '대략적인 사랑'(2012)이 있으며, '특별한 경험'은 독일어권 문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상인 '2016 올해의 책' 수상작이다.
'특별한 경험'은 사업에 실패한 두 중년 싱글 남녀의 로맨스가 뼈대를 이룬다. 두 남녀는 뚜렷한 목적지 없이 남쪽이라는 방향만 가진 채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은 그들을 사랑과 적포도주, 이탈리아와 모험에 대한 오래된 향수로 이끌어 간다. 그러다 우연히 한 떠돌이 소녀를 챙기면서 본질적인 주제와 대면하게 된다.
키르히호프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변화하고 있는 시대상을 서정적이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낸다. "약간의 자기 과대평가가 없다면 우리 모두는 인생에서 도망쳐 자신의 껍데기 안에만 있을 것"이라는 주인공의 말에서 보듯 작가는 자신의 껍데기를 깨야 하는 개인의 과제와 그것을 넘어 사회적 과제도 제시한다.
2016 독일 올해의 책 심사위원회는 "키르히호프는 거대한 모티브를 촘촘한 이야기 그물로 엮어 작은 공간에서 표출하는데 성공했다"며 "개인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실존적 문제를 탁월하게 엮어 독자에게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뉴 저먼 시네마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책 속의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긴 여운이 남는다
옮긴이 서윤정은 숙명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제3제국 시기의 망명여성들-미국' 외에 다수의 논문과 번역서를 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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