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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FA컵 4강 트라우마 벗은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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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울산이 FA컵 4강 트라우마를 벗었다.

울산이 19년만에 FA컵 결승에 올랐다. 울산은 2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목포시청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후반 32분 터진 김인성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이겼다. 울산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FA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울산은 부산-수원전 승자와 FA컵 우승을 놓고 다툰다. 결승전은 12월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다.

울산은 이번 경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스카우트를 파견해 목포시청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분석했다. 신경전도 펼쳤다. 경기 시작 전 울산월드컵경기장에는 '목포의 눈물'이 흘렀다. 울산은 오르샤, 리차드, 이종호 김창수 김용대 등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 시켰다. 심지어 승부차기 까지 준비했다. 가장 크게 신경 쓴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주위에서 우리가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하는데, 방심이 가장 무서운 적이다.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주의시켰다"고 했다.

목포시청도 마찬가지였다. 리그 경기 대신 FA컵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김정혁 목포시청 감독은 "울산이 베스트를 내줘서 영광"이라며 "선수들에게 여기까지 와서 크게 지면 더 큰 망신이라고 있다. 나름 들뜬 분위기가 있어서 가라앉히는데 주력했다. 나름 우리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울산과 부딪혀보겠다"고 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목포시청 쪽으로 흘렀다. 목포시청은 4강에 그냥 오른 것이 아니었다.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울산을 흔들었다. 울산은 전반 내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울산의 4강 트라우마가 다시 고개를 드는 듯 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24분 김인성 박용우 이종호로 이어지는 세 번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들어 과감한 선수교체로 분위기를 바꿨다. 김인성 박용우 이영재를 투입했다. 기어코 울산이 결승골을 넣었다. 후반 32분 박용우의 패스를 받은 김인성의 슈팅이 흘러가듯 박완선 목포시청 골키퍼 옆을 지나가며 득점에 성공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어려웠지만 결과를 따냈다. 시즌 전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다. FA컵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패하기는 했지만 목포시청의 투지는 놀라울 정도였다. 오르샤 한명의 몸값도 되지 않는 목포시청 11명의 선수들은 하나가 돼 마지막까지 울산 선수들을 괴롭혔다. 최선을 다했지만 선수층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교체 한번 하지 못했다. 2005년 울산미포조선 이후 내셔널리그팀으로는 처음으로 결승행을 노렸던 목포시청의 여정은 아쉽게 4강에서 마무리 됐다. 김정혁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고맙다는 말만 하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울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