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강등은 절대 없습니다."
검게 그을린 구릿빛 피부. 일반적인 축구 선수의 모습이다. 어쩔 수 없다. 땡볕 아래를 구슬땀으로 누빈 인생의 흔적이다. 골키퍼라 해도 예외는 없다.
그런데 대구의 골문은 유독 환하다. 조현우(26) 때문이다. 일반인보다 더 하얗다. 풀메이크업을 한 여성 수준의 피부톤이다. 잡티도 하나 없다. 백옥 같은 피부. 본인도 내심 뿌듯하다. "하얀 피부 덕에 아내 사랑도 더 받는 것 같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남들 다 바르는 선크림이 전부다. "어려서부터 잘 타지 않았다. 피부 관리에도 큰 신경을 안 썼다. 그냥 다른 선수들처럼 선크림 하나면 끝이다."
하얀 피부보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건 미친 선방 능력.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동물적인 반사신경은 기본, 뛰어난 예측력을 갖췄다. 조현우는 '백옥의 수호신'이다. 챌린지에서 뛰던 2015년, 2부 리거임에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던 건 모두 최정상급 선방능력 덕분이다. 이후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간 조현우는 이제 모두가 인정하는 대표급 골키퍼다.
서울 신정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던 조현우의 첫 포지션은 왼쪽 풀백이었다. 하지만 당시 감독의 지시로 조현우는 포지션을 바꿨다. 그 때부터 줄곧 골키퍼 장갑을 껴왔다. 조현우는 "그 때 감독님께서 어떤 촉이 있으셨던 것 같다. 나를 보시더니 골키퍼가 좋겠다고 하시더라"라며 "해보니까 막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결정적인 선방을 할 때의 쾌감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짜릿한 선방의 쾌감. 조현우는 그 손맛에 중독된 지 15년 됐다. 그런 그에게도 '난적'은 있었다. 조현우는 "이동국 선수의 슈팅은 정말 막기 어려웠다. 이동국 선수 슈팅 장면을 수백번 수천번을 보며 준비를 했는데도 타이밍 잡기 어렵다"라며 "다른 선수라면 볼 컨트롤 할 타이밍에 이동국 선수는 발리를 때린다. 또 바로 때릴 것 같으면 접어버린다"고 말했다.
모두가 조현우를 향해 엄지를 세우지만, 그는 더 강해지고 싶다. 대구를 지켜야 된다. 최근 3경기 무패(1승2무)를 기록, 8위로 뛰어오른 대구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강등의 위협은 여전하다. 조현우는 "K리그는 정말 치열한 리그다. 만만한 팀이 없다"며 "매 경기, 매순간이 위기"라고 했다.
이어 "시즌 초반만 해도 다들 우리를 강등 후보로 꼽았다. 물론 지금도 안전한 위치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빠르고 강한 공격으로 어떤 상대를 만나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뒤에서 내가 잘 막아준다면 대구의 강등은 절대 없다. 오히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선수라면 모두가 꿈꾸는 무대가 월드컵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올 시즌 대구의 골문을 든든히 지킨 뒤 내년 러시아에서 한국 골문도 지켜보고 싶다"며 웃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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