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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릴호지치 감독이 고집까지 꺾은 것은 아니었다. '듀얼(Duel)'과 '12%'라는 할릴재팬의 대명제는 그대로 이어졌다. '듀얼'은 프랑스어로 결투를 의미한다. 일대일 승부를 주저하지 말라는 요구다. '12%'는 체지방율이 12%를 넘겨선 안된다는 것이다. '듀얼'을 이루기 위한 체력과 전술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단단한 신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축구가 자랑으로 삼았던 '패스'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자체 진단을 내렸다. 그러면서 대표팀 소집 때마다 체지방율을 꼼꼼히 체크했고, 휴식기엔 개인 훈련 프로그램과 식단까지 일일이 배부했다. 실제 재소집 때 기준에 미치지 못한 선수에겐 공개망신을 주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번 10월 A매치에서도 "월드컵은 아름다운 대회지만 (선수들이) 준비하지 않으면 좌절과 굴욕만 쌓일 것"이라며 "준비되지 않은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갈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팀 색깔을 바꾸는 것은 흔히 새로운 팀을 만드는 것에 비유된다. 그동안 익숙했던 전술, 개인플레이를 버리고 새로운 옷을 덧입히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일부 지도자들은 팀 색깔을 계승해 나아가며 자신의 전략을 덧입히는 '안정'을 택하기도 한다. 한정된 소집기간에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온 선수들을 불러모아 팀을 꾸려야 하는 대표팀의 색깔을 바꾸는 어려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할릴호지치 감독은 뚝심있게 자신만의 축구를 밀어붙이고 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지난 4개월 동안 팀을 이끌어가는데 급급했다. 시간이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자마자 본선행 운명이 걸린 승부를 치렀다. 개성보다는 실리가 필요했다. 최종예선에서 희생한 K리거들을 배려하기 위해 전원 해외파로 꾸린 10월 A매치 2연전은 애초부터 100% 전력을 기대할 수 없었던 '반쪽짜리'였다.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구하기 위해 나선 지도자에게 제대로 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부진을 탓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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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현지에서 전술, 체력 전담 코치 면접과 베이스캠프 후보지 답사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신 감독도 이제부터는 자신이 본선에서 활용할 전술을 만들어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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