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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고민 시작, LG 젊은 투수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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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보호 선수 명단을 건네 받았다. 성탄절에 고민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친 김현수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LG 트윈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전 소속팀인 두산이 보상 권리를 갖게 됐다. 두산은 보상 선수 1명과 김현수의 2015시즌 연봉(7억5000만원)의 200% 혹은 연봉의 300% 중 선택할 수 있다. LG는 보호 선수 20인 명단을 24일 두산에 건넸다. 두산은 27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고 보상 선수가 확정된다.

명단을 건네 받은 두산은 25일 팀장급 회의를 시작으로 '누구를 데리고 올 것인가'의 고민에 빠지게 됐다. 김현수는 지난 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사실상 없는 전력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타 구단으로 이적한 것은 아쉽지만, 그 아쉬움을 최상의 보상 선수 선택으로 채울 수도 있는 기회다.

두산은 또다른 FA 이적 선수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을 때 보상 선수로 외야수 백민기를 택했었다. 눈에 띄는 기록이 아직 없는 무명의 선수였다. 롯데의 보호 선수 명단 전략이 나름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롯데와 LG는 또 다르다. LG는 유망주, 특히 젊은 투수 자원이 많은 팀이다. 선수들의 가능성만 놓고 보면 20인 명단이 빡빡한 수준이다. 두산이 잘만 택한다면 1군에서 곧장 '터질 수 있는' 자원을 데리고 올 수 있다.

사실상 눈치 싸움이나 다름 없다. 두산은 내야와 외야 모두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뎁스가 10개 구단 중 가장 두껍다. 내야에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오재일을 비롯한 주전급과 류지혁 등 치고 올라온 젊은 야수들의 성장세가 무섭고, 김재호와 박건우가 버티고 있는 외야는 민병헌이 빠졌어도 빈 자리가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도 1루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LG가 야수를 전혀 안묶을 수도 없다. 웬만한 주전 선수들을 포함하면, 이번엔 투수를 넣을 자리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보상 선수 지명에서 상대팀의 취약 포지션만 집중해서 보호 선수를 묶은 경우가 있었다. 의도한대로 결과가 나오면 상관이 없지만 선택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허를 찌르기도 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자원이 풍부한 포지션의 선수를 지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호 선수 명단을 추리는 작업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만약 두산이 LG의 좋은 투수 자원을 선택하게 된다면 당장 마운드 보강에 나설 수 있다. 필승조의 부담이 컸던 불펜진에 새로운 자원이 합류한다면 빈틈을 채울 수 있게 된다. 두산은 LG와의 '두뇌 게임'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또 백민기 케이스처럼 파격적인 결정을 내릴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