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김동욱이 배우로서 느낀 고민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 이하 '신과함께'). 극중 제대를 2주 앞두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육군 병장 수홍 역을 맡은 김동욱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그가 연기한 수홍은 어릴 적 집을 나가 연락을 끊고 살았던 형 자홍(차태현)의 죽음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와중에 제대를 2주 앞두고 야간 근무 중 총기 오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 인물. 하지만 죽음이 철저히 은폐되고 탈영으로 처리되자 억울한 죽음에 깊은 원한을 갖고 결국 원귀가 돼 이승을 떠돌게 된다.
'신과함께'의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전형적이고 1차원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데, 어머니와 관심 병사 후임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부터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분노에 휩싸이는 수홍은 선함과 악함을 오가며 영화 전체 인물 중 가장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4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꼽히는 신이 화려한 CG와 액션이 가득한 신이 아니라 김동욱의 감정 연기가 살아 숨 쉬는 신인 것만 보더라도 그의 얼마나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는지 알 수 있다.이날 김동욱은 '신과함께' 촬영 전까지 '배우로서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었다고 솔직히 입을 열었다.
"작품을 할 때도 배우로서 여러 고민을 하고 그렇지 않을 때도 본질적인 고민을 한다. 그런 고민들이 좀 크게 다가올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을 뿐 사실 그런 생각과 고민은 계속 되어 진다고 생각한다. 김용화 감독님의 연락을 받기 전에는 그런 고민을 굉장히 진지하게 하고 있을 때였다. 배우로서 이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돌이켜 보고 질문도 많이 던졌다. 딱 어떤 특정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와 상황이 맞물리다보니까 고민이 쌓이고 쌓여 증폭됐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그 와중에 김용화 감독님이 연락이 주셨고 이 작품을 하게 됐다. 내게 굉장히 큰 힘이 된 것 같다."
이어 그는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이후 깊게 자리 잡은 이미지 때문에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실제의 이미지 사이에 괴리감을 느낀 적은 없냐를 질문에 "사실 그런 걸 느낄 정도로 대중적이고 가십거리가 되는 배우가 아니지 않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미지에 대한 괴리감은 딱히 느낀 적은 없지만 많은 분들이 내가 의도적으로 좀 마이너한, 대중성과는 조금 거리가 먼 작품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시더라. 그런데 정말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전혀 없다. 영화도 드라마도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관심받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냥 그때 그때 작품을 흥미롭고 욕심났던 작품을 택해왔다."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로 10년만에 대중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동욱. 지난 해 '도깨비'로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킨 공유부터 '보이스'부터 최근 종영한 '사랑의 온도' 등에서 활약한 김재욱 등 최근 1년간 '커피프린스 1호점' 출신 배우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그는 '커피프린스' 멤버들의 재회를 소망했다.
"'커피프린스' 때 함께 했던 배우들과 이윤정 감독님이 빨리 다 같이 모여서 좋은 작품을 하나 같이 했으면 좋겠다. 그때 당시에 정말 행복하게 작업했다. 그래서 10년이나 지났는데도 정말 그 기억이 생생하다. 정말 그 때 멤버들과 다시 한번 작품을 하고 싶다."
한편, '신과함께'는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도경수(엑소), 오달수, 임원희, 장광, 정해균, 김수안 등이 가세했고 '미스터 고'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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