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패권'을 다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정반대 행보, 축구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랍뉴스 등 사우디 주요 언론들은 13일(한국시각) 2017~2018시즌 사우디리그 경기에 여성들이 처음으로 입장했다고 전했다. 제다의 킹압둘라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아흘리-알 바틴 간의 경기를 관람한 여성 축구팬 라므야 칼레드 나세르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이벤트는 우리가 번영하는 미래로 가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이 거대한 변화를 목도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축구팬인 루와이다 알리 카셈도 "사우디의 근본적 변화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사우디 정부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율법을 이유로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여성 출입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건국의 날' 행사에서 '가족 동반 여성' 입장을 허용한데 이어, 사우디 왕실이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는 칙령을 공표했다. 이로써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는 국가는 이란만 남게 됐다.
사우디의 개방 조치가 '반쪽짜리'라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은 허용하되 전용 주차장 및 출입구, 화장실, 흡연실을 이용해야 하고 '가족'인 남성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는 '마흐람' 제도는 여전히 시행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운전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이었던 사우디가 경기장 출입을 '제한적'으로 개방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변화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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