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4강 진출로 한국에 '테니스 광풍'을 몰고온 정 현(22·한체대, 삼성증권 후원).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롤 모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와 흡사하다는 평가다. 강력한 스트로크 플레이로 승부를 결정짓는 타입이다. '베이스라이너'다. 이 중에서도 베이스라인에서 공을 때리는 포지션과 타이밍에 따라 공격형과 수비형 베이스라이너로 나누기도 한다. 무엇보다 '퍼스트 스트라이커스(First Strikers)'는 코트 안쪽에서 플레이하고 상대방이 친 공에 실린 스피드와 힘을 이용해 떠오르는 공을 때리는 스타일이다. 반면 '펀처(Punchers)'는 베이스라인 뒤쪽에서 공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자신의 파워를 가지고 공을 때리는 스타일이다. 사실상 정 현은 '펀처' 스타일이다. 다만 공격형 카운터펀처 스타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원래 백핸드 스트로크가 좋았던 정 현은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핸드 스트로크까지 강화시키면서 스트로크 대결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 선수로 성장했다. 현역 시절 삼성증권에서 고교생 정 현과 3년간 한솥밥을 먹고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정 현을 지도했던 임규태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37)은 "정 현은 스트로크로 상대의 어떤 공도 받아내고 맞받아 쳤던 조코비치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6일(한국시각) 호주오픈 4강에서 충돌할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는 정 현과 스타일이 180도 다르다. 페더러는 '서브앤 발리어'로 평가된다. 자유자재로 컨트롤이 가능한 서브에 이어 네트 플레이로 빠르게 승부를 결정짓는 타입이다. 임 위원은 "페더러는 본인이 원하는 곳에 서브를 넣는다. 이후 다음 공을 예측해 플레이를 펼친다. 3구째부터 네트로 접근해 발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 현이 설명이 필요없는 톱스타 페더러를 넘고 그랜드슬램 결승 무대를 밟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답은 세 가지다. 첫째, '긴 리턴'이다. 임 위원은 "페더러가 강하진 않지만 워낙 정교한 서브를 넣는 것을 대비해 리턴을 길게 해야 한다. 베이스라인 근처까지 떨어지는 리턴을 보내야 한다. 그래야 네트로 접근하는 걸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정 현이 서브도 좋아졌지만 이번 대회 출중한 리턴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했다.
둘째, 날카로운 패싱 샷이다. 정 현이 원하는 대로 긴 리턴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페더러는 빠르게 네트로 달려와 발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임 위원은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건 날카로운 패싱 샷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패싱 샷이 떨어지는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페더러를 잡기 위해선 허를 찌르는 패싱 샷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제'를 뛰게 만들어야 한다. 정 현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도 발이 빠른 선수로 통한다. 좌우로 흔드는 스트로크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이유다. 임 위원은 "올 겨울 정 현이 태국에서 훈련할 때 하체 훈련을 많이 해 밸런스가 무척 좋아졌다. 정 현의 말대로 페더러보다 열 다섯 살이나 어리기 때문에 많이 뛰면서 페더러를 지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간극이 벌어지면 안된다. 반드시 경기를 오래 가져가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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