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의 친선경기가 열린 인천선학국제빙상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단일팀이 첫 선을 보이는 경기였다. 
경기장 밖은 어수선했다. 도로 하나를 두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보수와 한반도기를 든 진보 진영이 극렬히 대립했다. 경찰이 가운데 자리하며 불상사는 없었지만, 단일팀을 둔 남남 갈등을 명확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장 안도 복잡했다. "우리는 하나다", "통일 조국"을 외치는 3000여명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스포츠보다는 정치적인 목소리가 더 컸다. 분명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현장의 모습은 아니었다. 
다행히 선수들은 냉정을 유지했다. 가슴에 '한반도'와 'KOREA'를 새긴 선수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빙판 위를 누볐다.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했다. 일주일 간 짧은 시간을 함께 했을 뿐이지만, 제법 '팀' 같아졌다. 빙판에 나설때 함께 함성을 외쳤고, 골이 터지면 함께 기뻐했다. '세계랭킹 5위' 스웨덴에 1대3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결과 보다는 얻은 게 더 많았다.
경기는 완패였다. 스코어상으로는 그랬다. 1피리어드 16분16초 레베카 스텐버그, 17분50초 한나 올슨, 19분48초 에리카 그람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신소정 골리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을 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혼돈스러웠던 지난 몇주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장면도 많았다. 상대는 올림픽을 대비해 정예로 나선 세계 5위였다. 1피리어드 18분15초 박채린의 패스를 받아' 에이스' 박종아가 기록한 득점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2피리어드 무실점도 좋았다. 나쁘지 않았던 첫 걸음, 단일팀의 첫 경기 풍경이었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