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조화와 융합, 열정과 평화'의 콘셉트로 진행될 2018년 평창올림픽 개막식.
성대한 행사를 마치면 대한민국 국민의 시선은 10일 오후 7시부터 강릉 아이스 아레나로 쏠린다. 쇼트트랙 남자 1500m가 예선부터 결선까지 펼쳐진다.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올 수 있는 숨막히는 시간이다. 이 종목에서의 첫 금메달, 그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수많은 조합을 맞출 수 있는 만능열쇠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금메달 8개로 종합 4위를 바라보는 한국 선수단의 목표를 달성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특히 남자 쇼트트랙대표팀의 부활 여부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노 메달' 충격을 끊어내야 할 순간이다.
향후 쇼트트랙 메달 사냥에 있어 원활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1500m 금메달이 꼭 필요하다. 김선태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은 "꼭 메달을 따야 하는 종목이다. 그래야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생각한대로 풀리면 좋은 기운 받을 수 있다.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이뤄져야 나머지 종목에 걸린 7개 금메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첫 단추를 채워줄 유력 후보는 겁 없는 '고교생' 황대헌(19·부흥고)이다.
다섯 살 때 빙상장에 놀라갔다 스케이트에 푹 빠져 쇼트트랙을 시작한 황대헌의 근성은 모친인 강묘진씨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강씨는 "중학교 때 발 부상이 있었다. 상처가 회복되면서 살이 올라고 있는데 그 살을 메스로 자르면서 타더라"고 회상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러시아명)와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노진규를 보며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이어간 황대헌은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국제대회 남자 1500m에서 가장 돋보였다.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2차와 3차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1차와 4차 대회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시즌 당당히 1500m 월드컵랭킹 1위를 차지했다.
부상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왼팔을 다친 뒤 훈련과 대회를 연거푸 소화하면서 통증이 악화됐다. 서울에서 열렸던 월드컵 4차 대회에선 왼팔 통증을 안고 1500m에 출전하기도 했다. 황대헌은 "팔은 재활해서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설명했다.
황대헌의 가장 큰 장점은 패기다. 10대 답게 무서울 것이 없다. 황대헌은 대표팀 내 적게는 세 살부터 많게는 열살까지 차이가 나는 형들에게 스스럼없이 장난을 친다. 황대헌은 "워낙 형들과 나이차가 많이 난다. 그러나 서로 장난도 잘 친다. 그럴수록 예의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은 숨길 수 없다. 황대헌은 "모두가 같은 선상에서 시작한다. 그 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황대헌과 함께 임효준(22·한체대)도 1500m 금메달 강력 후보다. 임효준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 1차 대회 때 황대헌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던 경험이 있다. 탁월한 스케이팅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는 임효준의 강점은 '절실함'이다. 중학생이던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벌어진 유스올림픽에서 남자 1000m 금메달을 따 기대주로 떠올랐던 임효준은 지난 5년간 세 차례의 발목 골절과 허리 압박 골절로 국가대표 선발전 때마다 고배를 마셨다. 대표 선발전을 직접 관전한 임효준의 어머니가 눈물을 쏟았던 이유다.
단거리와 장거리가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임효준은 부상 악령도 떨쳐냈다. 월드컵 1차 대회 1000m 결선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다 상대 선수와 부딪혀 얼음 위에 넘어진 뒤 요추부염좌(허리가 뒤틀리며 염증이 발생) 진단을 받아 2~3차 대회에 결장했다. 그러나 결전을 앞둔 임효준은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임효준은 "힘든 시기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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