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페어의 김규은(19)-감강찬(23) 조가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규은-감강찬은 14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21.04점에 예술점수(PCS) 22.89점에 감점 1점을 합쳐 42.93점을 따냈다. 실수가 겹치며 자신들의 이번 시즌 최고점(55.02점)은 물론 지난 9일 팀 이벤트에서 받은 52.1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22개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한 김규은-감강찬은 상위 16개조에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에 살패했다.
1그룹 1번으로 나선 김규은-감강찬은 멕시코 영화 OST인 'Historia De Un Amor'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더블 트위스트 리프트를 깔끔하게 마쳤지만, 스로 트리플 살코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이어 트리플 살코까지 여파가 있었지만 김규은-감강찬은 그룹3 리프트을 잘 마무리했다. 이어 김규은-감강찬은 페어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텝 시퀀스, 포워드 인사이드 데스 스파이럴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연기를 마쳤다. 아쉬운 연기에 김규은은 키스앤크라이존에 넘어가며 속상한 마음에 눈물까지 흘렸다.
북한의 렴대옥-김주식은 11위에 오르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렴대옥-김주식은 TES 38.79점에 PCS 30.61점을 합쳐 69.40점을 따냈다. 점수를 확인 후 환호한 렴대옥-김주식은 개인 베스트이자 시즌 최고점(65.25점)까지 넘어서며, 상위 16개조에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을 확정지었다.
3그룹 4번째로 나선 렴대옥-김주식은 제프 벡 버전의 '어 데이 인 더 라이프'(A Day in the Life)'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트리플 트위스트 리프트를 깔끔하게 마친 후 트리플 토루프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스로 트리플 루프까지 완벽히 마무리한 렴대옥-김주식은 이어 페어 콤비네이션 스핀과 그룹3 리프트까지 잘 마무리했다. 렴대옥-김주식은 스텝 시퀀스에 이어 포워드 인사이드 데스 스파이럴을 끝으로 연기를 마쳤다. 둘은 경기 후 포옹으로 완벽한 연기를 자축했다.
렴대옥-김주식은 이번 대회 가장 핫한 스타 중 하나였다. 개막 전부터 관중을 몰고다녔다. 대회 전 공식 훈련에는 수십 명의 각국 취재진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등 운영인력 십여 명도 한쪽에 자리 잡고 앉아 연습을 지켜봤다. 렴대옥-김주식은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정지은 실력파다. 렴대옥-김주식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201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에서 6위 안에 들며 북한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출전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을 일본에 넘겼던 렴대옥-김주식은 북한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며 구제받았다.
렴대옥-김주식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4대륙 대회에서 3위에 들며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첫 올림픽 첫 연기를 완벽히 마치며, 다크호스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렴대옥-김주식은 경기 후 "여기 와서 불편 없이 있었고, 이렇게 경기까지 하고 보니 우리 민족의 뭉친 힘이 얼마나 강한지(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응원해주는 그 모습에 (힘을 얻었다)"며 "우린 핏줄을 나눈 한 동포라는 것, 그것이(느껴졌다)"고 답했다.
렴대옥-김주식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한편, 페어 쇼트프로그램 1위는 83.39점을 받은 중국의 슈웬징-한공 조가 차지했다. 그 뒤를 러시아 출신 선수(OAR)의 에브게니아 타라소바-블라디미르 모로조프(81.88점), 캐나다의 매건 두하멜-에릭 래드포드(76.82점)가 이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