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 '라건아'로 특별귀화 절차를 마친 서울 삼성 썬더스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19일 농구대표팀에 합류했다. 1년간의 기다림 끝에 대표팀 일원이 됐다.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홍콩과의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월드컵 예선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라틀리프는 대표팀 소집 직전 소속팀에선 아쉬움이 많았다. 한 달여의 부상 공백을 딛고 복귀했는데, 이전보다 의욕이 많이 꺾여 있었다. 이달초 '더블 더블' 신기록 행진이 깨진 이후에도 꾸준히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하고,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따내며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기 집중도가 이전과 차이가 났다. 실낱같은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쥐고 있던 삼성이 6강 진입에 실패한 것도 요인이 될 수 있다. 라틀리프 입장에선 중요한 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굳이 전력을 쏟을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 대우를 받는 '에이스' 선수로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라틀리프가 대표팀에선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23일 홍콩, 26일 뉴질랜드전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선수는 라틀리프다. 상대 빅맨들과의 골밑 싸움, 수비에서 역할이 막중하다.
라틀리프는 안정적으로 농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한국에 보답하고, 프로농구 인기 부활을 위해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KBL인기가 하락하고, 농구 선수들이 몇몇 '스타 플레이어'를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낮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라틀리프는 "대표팀의 활약이 중요하고, 국제 대회 성적이 농구 인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제 대표선수로 첫 발을 내딛는다. 대표팀에선 소속팀에서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그의 플레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