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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다 꼬여' 수원삼성, 연승 제동걸린 통한의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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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다. 꼬여.'

수원 삼성이 안방에서 통한의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수원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경기서 1대2로 졌다.

ACL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올시즌 2연승을 했던 수원은 이로써 시즌 첫 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1승1패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반면 가시마는 1승1무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수원으로서는 맥 빠지는 승부였다. 경기 시작부터 뭔가 풀리지 않은 흐름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풀어내지 못했다.

▶공세를 퍼부었지만 믿었던 데얀마저…

수원에게 전반은 꼬임의 연속이었다. 알고도 당했고, 운도 없었다. 볼 점유율이나 공격력 등 경기 내용에서는 수원이 압도했다. 하지만 얄밉게도 열매를 가져간 쪽은 가시마였다.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할 때부터 그랬다. 가시마의 가나자키가 수원 수비라인 뒷쪽으로 투입된 공을 낚아채며 골키퍼 노동건과 1대1 상황을 만든 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아크 정면에서 왼쪽 측면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엔도가 수원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찔러준 것이 골로 연결된 것. 수원 서정원 감독은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가시마는 공격수를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시켜 찬스를 만드는데 능하다"며 경계한 바 있다. 경기 초반이라 수비라인이 미처 정비되지 못한 사이 알고도 허를 찔린 셈이다. 이후 가시마는 철저하게 수비축구로 일관했다. 미드필더가 좀처럼 하프라인을 넘지 않고 수비 숫자를 대폭 증강해 수원의 파상공세를 막았다. 수원은 양 측면, 중앙 여러가지 공격 루트를 시도했지만 밀집수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렇게 답답하기만 하다가 23분 천금같은 찬스가 왔다. 바그닝요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ACL 2경기 연속골을 기록중인 '해결사' 데얀이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데얀의 킥 방향을 감지한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권순태는 사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태였다. 하지만 가시마는 K리그를 잘 아는 '지한파' 권순태를 전략적으로 선발 투입했는데 톡톡히 효과를 본 셈이다. 동점골 기회를 아쉽게 날린 수원은 공격의 고삐를 더욱 죄어갔지만 조급한 나머지 정교하지 못했고, 허망하게 전반을 마쳐야 했다.

▶야속한 권순태…여전히 불안했던 수비라인

변화가 필요한 후반전, 갈 길 바쁜 수원보다 가시마가 먼저 변했다. 리드를 지킨 자신감을 앞세워 라인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전반에 체력을 아껴둔 까닭에 움직임도 수원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후반 14분 뒷공간 공략에 또 당했다. 가시마로서는 준비된 패턴이 적중한 장면이었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을 교란시키기 위해 필드 중앙으로 공을 뺐고, 곧바로 수비 뒷공간을 향해 툭 띄워져 투입됐다. 이를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스즈키가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고 가나자키가 또 한번 마무리했다. 수원 수비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고 골키퍼를 꼼짝못하게 한 추가골이었다. 극도로 수세에 몰린 수원은 임상협 전세진 등을 투입하며 만회골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냈다. 32분쯤 데얀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연결됐다. 골문 오른쪽에서 마음먹고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권순태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또 다시 '잠그기'에 나선 가시마를 상대로 답답한 시간이 계속 이어지던 44분 크리스토밤이 권순태의 가랑이를 관통하는 만회골을 넣었지만 남은 시간이 아쉬웠다.

서정원 감독은 "오늘 실점 장면에서 다시 점검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짧은 준비기간에 비해, 신규 선수가 많은 점에 비해 점차 좋아지고 있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오늘 패배는 분명히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