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드라마 '화유기' 속 우마왕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배우 차승원이 우마왕을 연기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화유기' 애시청자였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차승원은 4일 막을 내린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에서 20회 동안 무궁무진한 매력을 발산했다. 모두의 기대를 충족한 그만의 우마왕이었다.
차승원은 대사의 어감과 말맛, 상황을 살리는데 최고인 연기파 배우의 면모를 보였다. 극 중 인기리에 방송 중인 오디션 예능 '슈퍼스타'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그는 "그대는 햅~격" "챈~스"를 외쳐 객석과 시청자들을 웃겼다. 손오공(이승기)과 아웅다웅하며 연발한 "양아~취" "또~롸이" 등의 대사도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또 삼장 진선미(오연서)의 슬리퍼 향기에 취해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도, 그녀의 피 한 방울을 마신 뒤 본성이 깨어나면서 섬뜩함을 전한 것도 오직 연기에 집중한 차승원이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정극과 희극을 동시에 오가지만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는 낙차 큰 연기는 차승원 특유의 강점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구도 소화하지 못할 우마왕이었다. 대사와 표정, 제스처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며 한 치의 오차 없는 타이밍 연기를 선보인 그의 철저히 계산된 '무아지경' 열연이 빛났다.
차승원은 "연기 비결이라고 할 만큼 특별한 건 없다. 그저 대본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라고 겸손해했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인 그는 "전체적으로 무슨 내용인지 다 알아야 여러 가지 생각도 떠오르는 법"이라며 "숲을 볼 줄 알아야 연기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대본을 어떻게 하면 맛깔나게 살릴지 매번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 마지막회, 아들로 드러난 방물장수 손자 홍해아(정제원)와 함께 걸어가는 장면에서 둘이 등을 긁으며 "아버님이 몹시 미남이셨나보네" 등의 유쾌한 대사를 주고받는 것도 차승원의 아이디어였다. 대본에는 홍해아가 잣죽과 야채죽을 싫어하는 내용의 대사와 '둘 나름 어울리게 걸어간다'는 지문만 있었을 뿐이다.
차승원은 매 작품 상대 배우와 완벽한 연기 합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해내고 있다. 원맨쇼도 잘하지만 상대와 어울릴 때 역시 빛이 발하는 배우다.
극 초반부터 손오공과 더불어 이야기의 큰 축을 이끈 우마왕은 허당기가 충만해 보이면서도 숨겨진 카리스마를 순간순간 번뜩여 시청자의 기대감을 높였다. '우원지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둘의 호흡은 탁월했다.
마비서(이엘)와의 '우견케미'도 좋았고, 옛사랑 나찰녀(김지수)를 향한 애잔함은 차고 넘쳐 안방극장을 눈물 흐르게 했다. 멜로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차승원을 '케미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좀비이자 아사녀 역의 이세영과 저팔계 역의 이홍기, 사오정 역의 장광 등 다른 모든 출연진과 각기 달리 대면할 때 탁월하게 연기를 조율하며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매회 방송 직후 각종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차승원 연기 햅격" "차승원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 "차승원이었기에 홍자매 작가의 대본을 제대로 살릴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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