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도움 전문가 염기훈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길 것 같다.
고유의 별명 '왼발의 달인'에 이어 최근 들어 수원 선수들 사이에서 '염키'라고도 불린다.
'염키'는 그의 영문 이름(Yeom Ki hun)의 'Yeom Ki'에서 유래된 것으로 '골을 만드는 열쇠' 역할을 잘 한다고 해서 '염(Yeom)+Key'의 의미도 담겨있다.
이런 애칭이 탄생한 배경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 신드롬과 함께 국민 유행어로 떠오른 '영미'가 있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어감이 비슷해 '영미'를 패러디한 것이 '염키'다.
선수들은 자체 훈련 때는 물론 경기 중에도 육성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 '염키'를 외친다. 염기훈은 '염키' 별명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 1일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전남과의 홈 개막전에서다.
비록 팀의 1대2 패배로 빛은 바랬지만 후반 39분 이기제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시즌 1호이자 K리그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100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일부 토 달기 좋아하는 팬들은 2012년 안산 경찰청에서 기록한 2부리그 11도움까지 포함시킨 기록이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에 동의하는 이는 많지 않다. 본인 선택과 상관없이 병역 의무를 위해 2부리그에서 뛰었다고 평가 절하될 이유가 없을 뿐더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이 기록을 포함해 '최초 100도움'으로 공인했다.
'염키' 염기훈에 대한 수원팬들 관심과 애정의 척도는 기록으로도 잘 나타났다. 수원 구단은 지난 개막전을 앞두고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창구 페이스북을 통해 익살스러운 동영상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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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을 비롯해 데얀, 바그닝요, 크리스토밤, 임상협이 클럽하우스 대리석 바닥에 모여 '패러디 컬링'을 한다. "공격수들이여 도움이 필요할 땐 '영미' 대신 '염키'를 불러줘!"라는 자막 구호와 함께 염기훈이 미니골대를 향해 '스톤'을 굴리듯 축구공을 발로 굴린다.
이어 나머지 선수들은 '브룸(컬링에서 얼음 빙판을 문지르는 브러쉬)'을 대신해 막대걸레를 들고 열심히 '스윕'을 하며 '염키'를 외쳤고 성공적으로 골로 연결되자 환호성을 불렀다. 염기훈은 개막 이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도 축구공으로 컬링 게임을 하면서 한국 여자컬링의 신화를 응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평창올림픽 컬링 신드롬을 타고 축구선수들이 여유시간에 어떻게 노는지 잘 보여준 영상이었다.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구단이 영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8000건을 넘었고 5일 현재 1만5000건까지 상승했다. 염기훈의 100호 도움으로 골을 넣는 선수 알아맞히기 이벤트를 위해 만든 동영상의 조회수는 1만8000건이다. 이들 '염키' 관련 동영상의 조회수는 총 3만3000건으로 올해 들어 수원 구단이 마련한 각종 동영상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작년 11월 수원와 작별한 산토스의 고별인사 동영상으로 3만3000건이었다.
염기훈은 100도움을 달성한 뒤 "하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다. 밝게 축하를 받았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라며 개막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깊이 삼켰다.
수원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영향도 있겠지만 동영상 조회수를 보면 염기훈에 대한 수원팬들의 기대를 알 수 있다. 앞으로 (달성할) 염기훈의 도움 기록은 계속 최초다. 기분좋게 '염키'를 외치는 날이 많아지도록 구단과 선수단 모두 다시 무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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