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피하려 했었죠. 지금은 재미있어요."
파이어볼러, 프로야구 투수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별명이다. 그 중에서도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얘기가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투수,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2016년 10월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 전병두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유명세를 떨친 선수 중 1명이었다. 2003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두산 베어스에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유망주였다.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2006년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4강 진출을 도우며 병역 면제 혜택도 받았다.
이후 SK로 이적해 야구 인생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 전까지는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안되는 투수로 인식됐지만, SK에서는 거짓말같이 제구가 잡히며 리그 최고 좌완 불펜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달콤한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09년부터 3년 화려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2011 시즌 종료 후 어깨가 아팠다. 어깨 회전근 재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공을 던지게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한 번 칼을 댄 어깨는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마운드에 서기 위해 무려 5년의 시간을 재활에 힘썼지만, 그는 현실을 인정해야했다. 2016년 10월8일, SK의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전병두는 딱 한 타자를 상대하고 프로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마감했다. 제구 문제, 혹사 논란 등을 이겨내고 짧고 굵게 자신의 야구 인생을 불태웠던 전병두가 지금은 제2의 야구인생을 살고 있다.
-은퇴 후 어떤 일을 하고 있나.
SK 유니폼을 입고 원정 기록원으로 자리를 잡아 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우리와 다음 3연전에 붙는 팀의 경기를 먼저 찾아가, 그 팀을 상대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모으고 경기를 기록하며 분석하는 일이다.
-새로운 일은 어떤가.
이동이 잦아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일이라 재미있다.
-계속 야구를 보면 선수 시절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선수 시절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재활에 매달렸던 5년 동안은 의식적으로 야구를 안보려 했다. 그래서 지금 현장에서 야구를 많이 보고 관심을 갖게 된 건 조금 더 낯선 느낌이라고 할까. 선수 시절 생각이 안난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특별히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 좋았던 기억만 갖고 있다.
-왜 야구를 보려하지 않았나.
재활은 하지만 언제 다시 선수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야구를 보면 힘이 들더라. 그래서 야구를 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신경이 쓰였다.
-SK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랬었나.(웃음) 워낙 조용한 성격이고 튀는 행동을 하지 않아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 당연히 나보다 더 큰 사랑을 받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나라는 선수를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 K팬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응원해주시면 선수들이 힘이나서 더 잘할 것 같다. 항상 감사드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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