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불명예스러운 퇴장이다.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조민기가 경찰 조사를 3일 앞둔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투' 운동의 확산 속에 가해자로 지목된 그는 각종 폭로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환 날짜(12일)가 다가오자 심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한 것으로 짐작됐다.
분명 '불명예스러운 죽음'임은 틀림없었다. 지난달 20일 조민기를 향한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고 부인과 인정, 그리고 사과를 이어가며 12일 '미투 운동'으로 인한 첫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 9일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조민기가 숨진 지하창고에서는 A4용지 크기의 종이 6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제자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족의 입장을 고려해 해당 유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날 한 매체가 공개한 자필 사과문에서 조민기는 피해자들에 사과를 전하며 청주대학교와 연극학과 학생들에게도 사죄한다고 밝혔다.
조민기의 죽음으로 인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사건을 담당했던 충북지방경찰청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고 밝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6일부터 정식 수사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해왔으며 2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쌓였었다.
조민기는 지난 1990년 영화 '사의 찬미'로 데뷔한 후 28년의 연기 인생을 걸어왔다. 영화 '백치 애인'(1992)과 '첫사랑'(1993) 등에 출연했고 가장 최근작은 '변호인'(2013)이었다.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99년에는 '광끼'에 출연했고 MBC '에덴의 동쪽'(2008)에서는 백발로 변하는 등 파격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배우였다. 가장 최근작은 지난 2016년 방송됐던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였으며 SBS '아빠를 부탁해' 등 예능에도 출연한 바 있다.
지난 28년 연기인생의 오점을 남긴 것은 그 자신이었다.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부교수로 부임한 뒤 7년을 근무했다. 학생들은 조민기의 부임 기간 동안 여학생들을 향한 성추행과 성희롱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그로인해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조민기가 해임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폭로는 이어졌다. 제보자들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조민기에게 입었다는 직접적 피해를 주장한 바 있으며 증거가 되는 사진 등을 공개한 바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연기생활과 그의 52년 인생의 마지막은 불명예로 얼룩진 퇴장이 됐다.
고인의 장례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추모를 주저하는 지인들도 있었다. 고인이 생전에 만든 '성추행 의혹'과 추모를 하는 모습이 '가해자 옹호'로 비춰질까 걱정한 지인들도 있었다. 쓸쓸한 조민기의 빈소에 대해 관계자들은 "조문을 하려다가도 주변의 시선에 자유롭게 조문할 수 없다. 유명인들도 언론에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모두 조민기 본인이 만들고 간 일들이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유족의 요청으로 인해 '비공개'로 치러진 상은 12일 오전 6시30분 발인으로 끝이 났다. 고인의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에 마련됐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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